이승원 경제부시장. 사진=세종시 제공. |
임 의장이 10월 11일 자정 즈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민호 시장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린 데 대한 반박문을 보내왔다. 최 시장이 당일 오후 4시 15분경 단식 중단과 함께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와중에 올린 저격 글이 정치적 결례를 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시장은 기획재정부 고위공직자를 지내던 중 2023년 6월 발탁됐고, 정치권과 거리가 있는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이날 "임채성 의장님의 SNS글을 보고 정직하게 제 의견을 올린다. 의장께서는 사안의 본질과 진실에 입각해 글을 올리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 단식의 출발점과 원인조차 왜곡하고, '의심' '~것 같다' 등의 감정적 표현으로 폄훼하고 있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이 부시장은 "(이번 일은) 의회가 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하고 국비 지원까지 약속한 정원도시박람회에 이어 빛축제 예산 전액을 삭감해 빚어진 사안"이라며 "최 시장님이 몸을 상하는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분명하다. 국제 행사 일정상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호소하였음에도 40일이 넘도록 이를 확정하지 않고 시일을 끌면서, 의회가 끝내 이를 묵살하고 통과시켜주지 않은 현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장을 위시로 한 민주당이 본질은 뒤로 숨기고 지엽적인 말꼬리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봤다. 행정복지위 문턱을 넘은 예산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으로 부결시키고, 당론으로 반대에 나선 정치 행위가 옳았던 모습인지를 되물었다. 기획재정부의 국제 행사 승인과 행정안전부의 투자 심사 통과, 국무회의 의결이란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국제 행사를 "경제성과 시급성이 없다"라고 주장하는 애매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시장은 "오로지 최 시장님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 진실에 입각한 글을 올려달라"며 "시의원과 39만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 토론을 제안한 것이 시장이 해서는 안 될 일인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인가. 그게 의장님의 진심인가"라고 성토했다.
시의회는 집행부를 향해 "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질타하면서, 시장의 합리적인 토론 제안마저 거부하는 태도야말로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오만에 빠진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최 시장이 본인의 할 말만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예결위원들이 모두 돌아가며 말을 했고, 그 사이 "시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잘 되겠지요"란 덕담이 오갔던 사실도 전했다. 추경 예산안을 그대로 다시 제출했다며 맹비난한 김현미 의원의 발언에 이어 "설명할 기회를 달라"는 시장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당사자가 임 의장 자신이란 사실도 상기했다. 지방자치법상 가능한 부분이고, 의장의 재량 사항임에도 편파적 진행을 했다는 뜻이다.
그는 "시장님은 늘 '존경하는 의장님, 의원님' 표현을 써왔는데 반해, 의원들은 5분 발언 등에서 '시장은~, 최 시장은~'이란 표현으로 존칭마저 생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라며 "그러면서 시장님이 의회를 무시했다고 비난하는 것 또한 진실인가. 상호존중의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쟁의 진원지가 민주당에 있음도 분명히 했다. 최 시장의 단식 다음 날 당론으로 전액 삭감을 통보하며 정쟁을 선전포고했고, 이후 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삭발로 동참했다는 전후 사정에서다. .
"(최 시장이) 이놈의 XX들"이란 욕설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11일 단식 마지막 날 80대 어르신이 혈서를 쓰고 붕대를 감은 손가락을 보여주자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었다. 의장님은 앞뒤 사정을 다 빼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 자리에 함께한 분들은 당시 상황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서 재정상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강변했다.
이승원 부시장은 "재정상, 시기상 이유를 들어 2026년 4월에는 안 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은 지금도 납득되지 않는다. 진실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시의회의 전액 예산 사감은 기획재정부 공직자로서 30년을 일한 제가 봐도 전무후무한 일이다. 시장님과 공직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준비해온 국제 행사가 수포로 돌아가고 있는 건 다수당의 횡포다. 지역 모두가 반가워해야 함에도 냉담해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을 보고, 저를 포함한 공직자들은 서운함을 넘어 자괴감까지 느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부시장으로서 되도록 정치적 사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자 했고 협치라는 정신으로 인내하며 자제해 왔다"며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시정 전반에 관해 본질과 진실이 왜곡되고 있어 의장님의 글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었다. 무례함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기 바란다"고 갈음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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