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주 원장 |
국립대전현충원은 약 100만 평의 대지 위에 15만여 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비롯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이 영면해계신 호국보훈의 성지로서 안장자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다양한 현충선양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년 가을의 절정에 열리는 '대전현충원길 걷기대회'가 어느덧 17회를 맞이했다.
걷기 좋은 계절 가을! 모든 국민의 일상 속에 보훈이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고자 2007년부터 실시한 걷기대회는 교실에서 무엇을 배우기보다 현충원의 묘역, 현충탑과 현충지, 보훈정 등을 걸으며, 자연스레 보훈을 체험하고자 시작한 것으로 횟수를 거듭할수록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이 2006년 국가보훈부로 이관된 이후에 처음 실시한 걷기대회이다 보니 홍보의 한계도 있었다. 당시에는 대전현충원의 모습이 국민에게 개방된 보훈공원이라는 이미지보다 군 시설의 하나로 인식되다 보니 참여한 시민이라고 해야 할 뿐이었다. 그 당시 참여한 대부분 참석자는 계룡대 근무지원단 소속의 군 장병들이었으나, 지금은 많은 유족과 참배객을 비롯해 가족, 학생 등 다양한 시민들이 걷기대회를 언제 개최하는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수천 명이 참여하는 대전현충원의 명품행사로 거듭났다
특히 올해는 유성구청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면서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보훈 축제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앞으로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보훈문화행사로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전현충원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묘역과 도로변을 에워싸고 있는 보훈둘레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전체 10.04km의 완전 순환형태의 보훈둘레길은 험한 경사로 등의 등산로가 아니고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폭 2m 정도의 아기자기한 길로 최대한 자연을 살린다는 취지로 완전 흙길로 조성돼 있어 걷기 좋은 길이다. 이처럼 걷기 좋은 둘레길은 등산동호회 등의 입소문으로 더욱 많이 알려졌으며, 올해는 블랙야크와 함께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보훈둘레길 걷기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더운 날씨 기간에 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의 2300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
12일에 개최되는 제17회 대전현충원길 걷기대회는 현충원 입구에 있는 보훈동산에서 출발해 호국철도기념관, 소방·의사자·국가사회공헌자 묘역, 메타세콰이어길, 현충탑, 장병묘역 및 독립유공자 묘역과 경찰묘역, 현충지 등 총 4km가량의 코스를 걷게 된다. 계룡산 자락의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열리는 걷기대회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회사, 단체 등에서도 많이 참여하게 되는데, 현충원의 멋진 자연환경을 느끼며, 잠시나마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다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보훈이라고 하면 대체로 특정한 시기나 계기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유가족 등 특정인들만의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운 대한민국! 그것은 어딘가에서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보훈은 우리 일상 속 공기와 같이 항상 살아 숨 쉬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을 주제로 국민과 함께하는 보훈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국민이 보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보며, 앞으로도 대전현충원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이주 국립대전현충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