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경기 성남분당)에 따르면 '철근 누락' LH 23개 아파트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다. 이에 따른 철근 주문 금액은 설계 당시 산출한 것보다 최소 4억 원에서 최대 85억 원까지 늘었다.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t)보다 19.5%(353t) 많은 2165t 주문해 시공했다. 철근 자재비는 12억 원 늘었다. 오산 세교2 A-6블록은 철근 주문·시공량(4159t)이 설계량(3945t)보다 5.4%(214t) 많았다. 철근 주문 금액은 43억 원으로, 설계 때 예상보다 24억 원 상승했다.
충청권에서는 충남 아산과 공주의 아파트 단지가 무량판 기둥 상당 부분의 철근이 누락된 채 시공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당시 공주월송 A4 아파트는 무량판 기둥 345개 중 154개(45%)가, 아산탕정2 A14 아파트는 무량판 기둥 362개 중 88개(24%)의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철근은 절단·가공 과정에서 못 쓰는 부분이 생겨 일정 비율의 손실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LH는 시공 손실량을 3% 안팎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손실량 대비 더 많은 철근을 구매 했는데도 아파트에 누락되면서, LH의 관리·감독 기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 당시 73억 원어치 철근 구입을 예상했지만, 실제 구매 금액은 2배가 넘는 158억 원이었다. 그러나 철근 시공량이 설계보다 247t 적었다. 철근 가격의 상승을 감안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다.
LH는 "현장 시공 손실(Loss) 발생량 증가 등 여러 원인에 대한 시공사의 자체적 판단에 따라 주문 수량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당 단지 시공사를 통한 추가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철근 누락 사태는 LH 아파트 단지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의 공공임대주택 계약자 8487명 중에서 814명이 임대 계약을 해지했다. 공공임대 계약 해지가 가장 많은 곳은 아산탕정 2-A14(138세대)였으며, 양산사송 A8(100세대)과 인천가정2 A1(83세대)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철근 누락 단지 내 공공분양주택을 계약한 가구는 모두 4634세대로, 이 중 533세대(11.5%)가 계약을 해지했다. 분양·임대 계약을 해지한 가구는 총 1347세대에 달했다.
김은혜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는데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순살 아파트가 나타날지 모른다. LH의 감리 감독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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