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시공 단지, 20% 초과 주문에도 '철근 누락'…신뢰도 직격탄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LH 시공 단지, 20% 초과 주문에도 '철근 누락'…신뢰도 직격탄

23개 단지 중 21개 단지 철근 초과 발주
설계보다 적었던 철근…주문 금액만 증가
지난해 LH 아파트 1300여 세대 계약해지

  • 승인 2024-10-10 16:04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082701001963700077321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한 아파트 단지에서 기존 설계보다 최대 20% 많은 철근을 초과 주문했음에도 '철근 누락'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누락 사태가 터지면서 LH 아파트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면서 입주민들의 분양·임대 계약 해지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경기 성남분당)에 따르면 '철근 누락' LH 23개 아파트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다. 이에 따른 철근 주문 금액은 설계 당시 산출한 것보다 최소 4억 원에서 최대 85억 원까지 늘었다.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t)보다 19.5%(353t) 많은 2165t 주문해 시공했다. 철근 자재비는 12억 원 늘었다. 오산 세교2 A-6블록은 철근 주문·시공량(4159t)이 설계량(3945t)보다 5.4%(214t) 많았다. 철근 주문 금액은 43억 원으로, 설계 때 예상보다 24억 원 상승했다.

충청권에서는 충남 아산과 공주의 아파트 단지가 무량판 기둥 상당 부분의 철근이 누락된 채 시공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당시 공주월송 A4 아파트는 무량판 기둥 345개 중 154개(45%)가, 아산탕정2 A14 아파트는 무량판 기둥 362개 중 88개(24%)의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철근은 절단·가공 과정에서 못 쓰는 부분이 생겨 일정 비율의 손실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LH는 시공 손실량을 3% 안팎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손실량 대비 더 많은 철근을 구매 했는데도 아파트에 누락되면서, LH의 관리·감독 기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 당시 73억 원어치 철근 구입을 예상했지만, 실제 구매 금액은 2배가 넘는 158억 원이었다. 그러나 철근 시공량이 설계보다 247t 적었다. 철근 가격의 상승을 감안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다.

LH는 "현장 시공 손실(Loss) 발생량 증가 등 여러 원인에 대한 시공사의 자체적 판단에 따라 주문 수량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당 단지 시공사를 통한 추가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철근 누락 사태는 LH 아파트 단지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의 공공임대주택 계약자 8487명 중에서 814명이 임대 계약을 해지했다. 공공임대 계약 해지가 가장 많은 곳은 아산탕정 2-A14(138세대)였으며, 양산사송 A8(100세대)과 인천가정2 A1(83세대)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철근 누락 단지 내 공공분양주택을 계약한 가구는 모두 4634세대로, 이 중 533세대(11.5%)가 계약을 해지했다. 분양·임대 계약을 해지한 가구는 총 1347세대에 달했다.

김은혜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는데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순살 아파트가 나타날지 모른다. LH의 감리 감독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