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은 "여전히 상당수 학교에서 육류나 육가공품 위주의 식단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월 1회 저탄소 식단의 날, '주1회 학교급식 건강의 날을 전국 최초로 지정했고, 채식 급식 선택이 가능한 '실천학교 운영'을 위해 올해 5개 학교를 선정했지만 관내 일부 학교들은 '저탄소 식단의 날'에도 채식 식단을 운영하지 않고 궁색한 변명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0월 식단표에 의하면, A고등학교 저탄소 식단의 날에 돼지고기가 포함된 숯불돼지달걀볶음밥을 중식으로 제공했고, B초등학교도 소고기가 포함된 육계장을 식단에 넣었으며, C초등학교 등 일부 학교는 의무 사항인 저탄소 식단의 날을 실시하지 않았다. 학교급식 건강의 날은 권장 사항이어서 학교의 참여도가 매우 낮았으며, 가공품, 인스턴트식품 등을 사용해 이름만 건강의 날인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탄소 배출량 절감 등 행정 목표나 기후환경의 도덕 가치만 내세워 학생들을 채식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재 학교 내 식생활 교육은 영양교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채식급식에 대한 정책이해도가 제각각인데다가 수업시수조차 마련하기 힘든 형편이다. 특히, 수업권이 없는 영양사가 배치된 학교는 교육 기회마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창의적 체험활동 활용, 관련 교과수업 연계 등 통해 채식 관련 수업을 할 수 있지만, 학교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며, 전문 교육이 이루어질 여건(교재, 직무연수 등)이 매우 부족하다. 환경?먹거리 단체 전문가들이 종종 채식 교육을 하지만 학교현장에서는 외부강사에게 강의 맡기는 일을 주저하는 형편"이라며 "광주시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는 채식 교육 사업이 보다 더 확대·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한편, 광주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종교적 이유 등으로 제대로 급식을 먹지 못하는 다문화 학생을 위한 맞춤형 식재료로 이른바 '포용급식'을 시행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채식 급식은 학교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 가능하지만, 교육당국의 지도감독이 느슨한 틈을 타고 일선 학교들은 차일피일 참여를 꺼리거나 꼼수로 식단을 운영하고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며 저탄소 식단의 날, 학교급식 건강의 날 전수조사, 채식교육 의무화 등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광주=이창식 기자 mediac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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