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가 2030년 세종시 완성기까지 지역 (관광)발전을 위해 31개 항목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중 'KTX 세종역' 선호도. 사진=구글폼 갈무리. |
신도시 개발의 특성상 패러다임은 주로 공공 건축물·인프라 등 하드웨어 구축에 맞춰졌다. 2007년 행복도시 착공 이후 2024년까지 17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그렇고, 당분간 이 같은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은 필수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드웨어와 시너지 효과를 낼 '자족성장 소프트웨어' 찾기도 중요해졌다. 2030년 완성기까지 남은 6년간 기업·대학 유치에 기반한 '지역 먹거리 산업' 구축부터 전 세계적 행정수도 사례를 토대로 한 '특화 관광 활성화' 방안 추진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최민호 세종시장은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하나의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시의원은 재정난 아래 개최 시기 연기 등 주요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한 달여를 보내면서, 이제는 '국민의힘 vs 더불어민주당' 간 정쟁 대리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최 시장의 단식과 국힘 시의원 전원의 삭발, 중앙 정치권의 지지 방문 등이 이어졌고, 민주당은 릴레이 기자회견으로 맞불을 놓으며 갈등을 격화하고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시민사회의 피로감 해소와 소모적 논쟁을 줄이자는 취지로, 여·야와 정파를 떠나 2030년 완성기까지 밑그림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2024년 6월 '행정수도 지위의 특화 관광 방안'에 대한 자체 설문 조사 결과도 나누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단식·삭발...세종시 '자족성장' 해법 논쟁, 최선의 선택지는
하. 2024년 6월 '시민 500명'에게 물었다...국제정원박람회 선호도는
국회 여의도의사당의 부분 또는 완전 이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게 나타났다. |
2024년 빛 축제와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추진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20억여 원 삭감 이전인 지난 6월 지역사회의 저변 인식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중도일보가 2024년 6월 8일 토요일 자체 진행한 '세종시=행정수도'의 미래 관광 특화 방안 인식도 조사가 최근 논란과 지역 사회 갈등 해소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사는 하루 동안 세종시민 470명과 서울·대전·부산·공주·청주 등 기타지역 30명을 포함한 표본 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구글폼을 통한 무작위(익명) 설문 방식을 적용했고, 향후 6년 사이 정부 및 지자체가 확정했거나 계획 또는 미완인 현안부터 시민사회에서 제기된 아이디어 항목을 31개 질문으로 구성했다. 참여자는 '매우 그렇다, 그렇다, 보통이다, 아니다, 전혀 아니다'란 5개 선택 사항을 놓고, 31개 항목별 선호 인식을 표현했다.
500명 설문에는 세종시 관광정책 수립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적이 없는 응답자가 62.1%로 파악됐다. |
거주지별로는 1,2,6생활권 응답자가 전체의 55.1%로 가장 높았다. |
KTX 세종역(최적 입지) 설치와 2032년까지 대전~세종~충북 급행 광역철도(CTX) 도입이 '매우 그렇다' 응답 기준으로 1위와 5위에 올랐다. 각각 323명과 260명이 이 같은 의사를 표시했다. 충청권을 넘어 전국을 연결하는 교통망의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셈이다.
'그렇다'를 포함한 수치에선 국회 여의도의사당의 부분 또는 완전 이전이 449명으로 가장 높은 호응도를 보였고, KTX 세종역(434명)과 CTX 도입(426명), 국립자연사박물관(419명, 입지만 세종시로 확정),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416명)가 탑5에 올랐다. 이는 행정수도 지위에 부합하는 최우선 순위로 국회와 대통령실, 국립자연사박물관 등이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준 수치다.
최근 이슈와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정원' 관련 선호도도 높게 나타났다.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의견에 대한 답변 결과. |
매우 그렇다 기준으론 옥상정원이 7위, 정원박람회가 8위, 정원관광이 11위로 단순 선호도로는 긍정적 인식을 보여줬다. 세종시 재정난 등 수많은 변수와 상황을 고려한 비교 지표는 빠져 있으나 한 번쯤 생각해볼 대목으로 다가왔다.
나성동 중심상업지 활성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의 관심이 반영됐다.
지지부진한 나성동 백화점 대신 '쇼핑·레저·힐링·복합 테마파크' 유치는 '매우 그렇다'(254명) 기준으로 6위에 올랐고 나성동 소형 및 대형 호텔 추가 오픈은 9위(223명), 중앙녹지공간~중심상업지 야간 경제관광 특화구역 지정은 14위(204명)로 집계됐다.
중앙녹지공간~나성동 중심상업구역 일대에 '이색 교통수단' 도입은 '그렇다' 이상 368명, 나성동 어반아트리움~도시상징광장~국립박물관단지 사이 차 없는 거리에 사계절 프로그램 도입은 369명, 이미 설치된 어반아트리움 외관의 미디어파사드 정상 가동은 342명으로 반영됐다. 나성동 위락지구 조성은 전체 31개 조사 항목 중 가장 낮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그렇다' 이상은 312명, '아니다' 이하가 88명으로 파악됐다.
매년 12월 빛 축제와 카운트다운 불꽃쇼에 대한 응답자 인식. |
금강 세종보 재가동과 이응다리까지 친수시설 도입에 대한 인식도 역시 참고할 부분으로 반영됐다. '그렇다' 이상은 334명, '보통이다' 70명, '아니다' 이하 91명으로 조사됐는데, 31개 항목 중 부정적 의견이 가장 높게 나왔다.
시민들은 2030년 국립민속박물관까지 6개 건축물로 순차 건립되는 '국립박물관단지'에도 관심을 보여줬다.
2027 디지털문화유산박물관과 2028 국가기록박물관, 2030 국립민속박물관 개관에 대한 기대감은 '그렇다' 이상 384명, 올 초 1호로 문을 연 국립어린이박물관의 콘텐츠와 시설 지속 보강은 403명, 2026 국립도시건축박물관과 2027 디자인 박물관 개관은 379명이란 수치로 담겼다. 응답자들은 예술의전당과 소극장(2026년 이후 건립), 국립박물관, 미술관 중심의 아트 투어리즘 도입에도 '그렇다' 이상 385명으로 의사를 표시했다.
최민호 시장이 적극 추진 중인 국립한글문화단지는 '그렇다' 이상 312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올해 행복도시건설청이 입안한 민자미술관(호수공원 주변) 유치는 367명으로 지역에 전무한 미술관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국립세종수목원처럼 공공시설 야간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368명이 '그렇다' 이상으로 호응했고, 시가 용역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응다리 인근에 대관람차 도입에는 336명('그렇다' 이상)의 호응도를 보였다.
이밖에 응답자들은 마이스산업과 관광의 뉴트랜드에도 관심을 보여줬다.
청주공항과 KTX 역을 연계한 당일 또는 1박 2일 스탑오버(잠시 들렸다 가는) 관광 활성화에 385명, 시가 추진 중인 정부세종제2컨벤션센터(마이스 기능) 건립에 340명, 세종시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활용한 '워케이션 프로그램' 활성화에 389명이 '그렇다' 이상의 점수를 줬다.
본보의 이번 조사 결과가 최근 '국민의힘 vs 더불어민주당'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갈등 구도를 해소하는 실마리가 되는 한편, 단식과 삭발 및 맞불 기자회견, 민민 갈등까지 극한 대립 양상도 종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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