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왼쪽) 인천시장이 9일 단식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 |
유정복 시장은 "모든 정치권력이 시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바르게 사용돼서 정의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애쓰시는 최민호 시장에게 조그만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서두를 열었다.
유 시장은 과거 1990년대 초 사무관 시절에 최민호 시장과 함께 내무부 지방자치제 실시기획단에서 업무를 함께 한 인연을 강조하며 시민을 위한 생활 자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법률적으로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됐지만 내용적으로는 아직 성숙도가 거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든 민주주의든 주인인 국민, 시민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세종에서도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시와 의회가 시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에 최민호 시장이 단식을 통해 그런 호소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시민들께서 알아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시장은 "지방자치제 실시기획단 활동 당시 우려했던 부작용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 지방자치 제도 개선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화답했다.
최 시장은 "지방자치제 부활을 준비하면서 생활 자치를 표방해서 법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그래서 기초자치단체는 정당공천제를 배제해 주민이 선출하는 인물이 이끌어가는 자치 모형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세월이 흘러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걸 막기 위해 노력했던 제가 30년 전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진 그 현장에 이렇게 있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국가 경쟁력이 커진 만큼 국격에 어울리는 지방자치제도를 갖추기 위해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유 시장도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유 시장은 "공무원들이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하려는 정상적이고 옳은 행정이 정치적 상황 논리로 자꾸 좌초되면은 그게 다 국민 피해가 된다"며 "제도 개선과 함께 당장 현실적으로 정치권의 잘못된 인식, 철학을 바로잡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세종=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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