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학의 약 35%인 113개교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린 데다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학과 증원이 계속돼 왔다. 과거 대학설립준칙주의의 귀결인 측면도 있으나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을 가리지 않고 폐교가 잇따른다. 대학과 일자리 없이 청년인구를 유인하지 못한다. 대학과 대학생의 수도권행 배경에는 잘못된 정책, 대학교육제도가 있다.
지역대학에 대한 행·재정 권한을 교육부에서 지자체로 위임해도 동원할 수단은 많지 않다. 잘못하면 지자체와 대학, 지역 산업계의 유기체적 협력으로 지역발전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허울만 남게 된다.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칠 때도 경쟁력을 갖춘 대학 육성은 요원해진다. 편입학 규모 확대까지 수도권 정원 증대에 기름을 붓는데 자유 교육시장 운운하려는가. 전문대학 현실도 다르지 않다. 충청권과 부울경, 대구·경북, 호남권 등의 학생수 분포 비중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예사롭지 않다.
수도권 대학 정원 증가를 막지 못하는 정책은 실패한다. 지역대와 수도권 대학의 격차 확대 역시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빨려가는 상황을 불러온다. 수도권에 가까운 충청권, 강원권 대졸자의 수도권 소재지 직장 취업비율은 60% 안팎으로 월등히 높다. 진학과 취업 단계에서 청년 유출을 놔둔 채 출생률을 높인다는 건 허구다. 인구의 수도권 과밀화 원인에 대학과 기업이 있다. 계약학과 증원 등 어떤 명분으로든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방향은 피해야 한다. 학교수 비중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사실을 무심히 지나쳐선 안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