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시장이 10월 6일 오후 시청 서문 광장에서 단식 천막을 펼친 채, 시의회와 시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
최 시장은 10월 6일 오후 3시부터 보람동 시청 서측 광장에서 단식을 시작하며, 보다 절박한 마음으로 2024 빛 축제와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정상 개최 필요성을 어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단식은 10월 4일 오전 의정 간담회에 앞서 배포된 '시의원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호소문'으로 예고했다.
자신의 입장과 견해를 강변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 여·야를 떠나 정치권·시민·공직사회의 공동 노력으로 세종시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호소의 성격이다.
그는 "그동안 허허벌판의 땅이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바뀌어 간 기적은 방식은 다를지언정 지역 발전에 한 뜻을 모아온 여·야 정치권 모두의 노력 덕분"이라며 "정부세종청사와 국책연구단지의 안정적 이전,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확정, 법원 설치법 개정안 통과 등이 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란 대의 아래 정치적 이념과 진영 논리를 앞세우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란 인식이다.
자족기능 강화와 누구나 오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 브랜드 만들기란 과제에도 이 같은 관점으로 접근을 제안했다. 상가 공실 해결과 지역경제활성화 현안을 포함한다.
최민호 시장은 이의 해법 중 하나가 '국제정원도시박람회'란 점을 다시금 강조했다. '경제난과 재정난을 동시에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왜 지금 정원박람회인가'란 의문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역 경제에 활기를 돌게 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녹지율 52%의 세종시는 세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훌륭한 정원산업 기반을 갖췄다. 정부청사 옥상정원을 넘어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등을 품은 중앙녹지공간이 그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가 미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국제행사를 승인해준 점도 다시 언급했다. 3년 간 153억 원 시비 투입 이상의 효과를 반드시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보였다.
2023년 이응다리 일대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빛 축제도 다시금 검토해줄 것을 제안했다. 최민호 시장은 "실행 방안을 더 다듬어야 하고,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시의원님들의 말씀에 공감한다. 시민의 혈세를 가치 있게 써야 한다는 뜻도 존중한다"며 "앞으로 이 같은 우려와 걱정을 확신으로 바꿔내겠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 모두를 조직위원회의 주역으로 모셔 성공의 열매를 함께 수확하도록 하겠다"며 전향적 입장 변화를 당부했다.
최 시장은 "시간이 없다. 10월 11일까지 3회 추경안을 반드시 처리해 달라. 단식은 진정 어린 호소의 의미"라며 "지방선거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저의 충정임을 부디 헤아려 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갈음했다.
이 같은 최 시장의 호소에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세종시의회가 어떻게 화답할 지는 미지수다. 분수령은 10월 11일 개회하는 제93회 임시회 본회의로 다가온다.
이 문제의 키를 쥔 최 시장과 시의원들은 이에 앞선 9일 오전 한글날 경축식부터 저녁 세종축제 개막식까지 서로 만날 시간을 갖고 있다. 시의회가 10월 10일 오후 3시 기자 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시민사회에 전달하지 못한 입장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최민호 시장이 천막 사무실을 설치하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
천막 단식에 돌입한 최민호 세종시장. 사진=세종시 제공. |
이날 천막 단식 임시 사무실에 시민들이 참석,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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