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용 교수 |
최근 정보통신기술과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도시 간의 연결과 이동이 활발해졌고 지역에서는 경제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이 전국 각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즉 주민은 문화, 역사, 일자리 등으로 지역 삶의 생태계를 이루고 정주하면서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외 선진도시의 밴치마킹으로부터 대전에 무언가를 넣어 흉내내려는 노력은 더 이상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도시의 고유한 정체성과 브랜드에 대한 담론을 담아내어야 할 시점이다.
대전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도시의 브랜드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대전은 근대로 접어들면서 영남과 호남을 통하는 '삼남의 관문'으로 우리나라 중부권 '교통의 요지'로서 소제동 관사마을과 대전역을 중심으로 도시의 성장과 확장이 시작되었다. 1973년에 5대 전략국책연구소를 포함한 12개 연구소를 대덕군으로 확정하고 대덕연구단지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아울러 충남대학교 공과대학을 시작으로 의과대학을 제외한 모든 단과대학이 대덕캠퍼스로 이전하게 되고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자리 잡게 되었다. 명실공히 연구와 교육의 도시로 발돋움하기 시작하였다. 1993년도 대전 세계 박람회(대전 엑스포 93)가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도룡지구에서 개최되면서 '과학의 수도, 대전'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2023년에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 거점으로서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을 맞이하였다. 이와 함께 2022년 글로벌혁신지수 과학기술 집약도 부분에서 세계3위(아시아1위)를 기록하였다.
한편, 1994년 유성 온천지구는 온천관광특구로 지정돼 한 해 1000만 명의 방문자로 불야성을 이루었고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당시 밤 12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했던 유흥업소의 영업시간 제한이 유성에서는 해제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관광특구 지정 5년 후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고, 관광의 수요가 변화되면서 빠르게 쇠락하였다. 1915년 개관한 유성호텔은 108년의 역사와 함께 옛 신혼여행지의 한 성지로서 유성온천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였으나 올해 '24년 폐업 후 초고층 주상복합의 건축사업이 예정되고 있다.
또한, 1998년 중앙행정기관의 둔산동 이전으로 '정부서울청사', '정부과천청사'에 이어 '정부대전청사'의 시대가 열리고 대전시청사와 함께 엑스포광장 및 엑스포 공원까지 엑스포 보도교로 갑천을 건너는 중심축의 연결이 이루어졌다. 아울러 대전은 근대 발전사로서 교통의 요지, 과학과 교육의 도시, 온천관광특구, 정부행정청사 등으로 동구 원도심을 시작으로 서구 신도심과 유성을 연결하면서 반석과 관저지구의 확장까지 이르게 되었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키운다"는 의미를 되세겨 본다. 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삶의 주체인 주민, 지자체, 교육기관, 산업계가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삶의 품격"을 지켜내는 공익적 활동을 유지하는 생태계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전은 교육, 과학기술, 인재,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삶의 가치가 창출되는 평안하면서 생동감 있는 도시로 진보하고 있다.
대전의 MICE산업은 대전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대전시민공영자전거 타슈, 도시철도와 버스 무료 환승, 트램 2호선은 스마트도시의 이동체계(Smart Mobility)로서 대전의 브랜드 경쟁력요소이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도시환경에 잘 융화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서 교통시설물과 주변을 조화롭게 연계하는 설계가 중요하며 대전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통해 삶의 질과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유성구를 중심으로 유성온천관광지구 전략기회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유성호텔 폐업과 유성 온천관광지구의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지산학의 협업으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한·일간 유성구와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와의 지역 간 협력으로 대학생들의 글로벌·학제간 교과활동을 공유하고, 지역전문가(Local Player)들의 비즈니스 활동이 시작되었다. 이에 대하여 양 지역의 지자체장이 상호 교류하고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00여 년간 대전의 성장과 발전의 과정에서 고유한 정체성과 그 가치에 대하여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도시의 브랜드가 디자인 되어지기를 기대한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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