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가 주최하고 중도일보가 후원한 2024 구봉산둘레길 걷기행사가 3일 서구 선유근린공원을 출발해 구봉약수터, 성애노인요양원을 거쳐 다시 선유근린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열렸다. 사진=이성희 기자 |
3일 대전 서구가 주최하고 중도일보사가 후원한 '2024 구봉산 둘레길 걷기 행사'가 서구 선유근린공원을 출발해 구봉약수터, 성애노인요양원을 거쳐 다시 선유근린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열렸다. 올해로 두 번째 진행되는 구봉산걷기 행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 1500여명이 출발점인 서구 선유근린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에 가족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커플티까지, 서늘한 바람에 대비해 가을 옷을 차려입은 시민들은 서로의 목에 손수건을 둘러주며 본격적인 걷기 준비를 했다.
행사 코스는 2022년 조성된 산책로인 구봉산 둘레길을 즐길 수 있는 약 4.3㎞ 길이로 한 시간 남짓 걸으면 되는 부담 없는 코스다.
대전 서구가 주최하고 중도일보가 후원한 2024 구봉산둘레길 걷기행사가 3일 서구 선유근린공원을 출발해 구봉약수터, 성애노인요양원을 거쳐 다시 선유근린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열렸다. 사진=이성희 기자 |
이날 참가자들은 대전 8경 중 하나인 구봉산(九峯山, 해발 264m)을 맘껏 만끽 할 수 있었다. 대전시 서구 관저동, 가수원동, 괴곡동, 흑석동, 봉곡동에 둘러싸여 길게 누워 있는 구봉산은 남쪽으로는 갑천이 휘돌아 흐르는 노루벌과 북쪽으로는 아름다운 서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기암괴석에다 아홉 개의 산봉우리가 솟아있어 구봉산이라 불리는 만큼 코스가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걷기 행사 코스는 가을 구봉산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구봉산은 봄엔 진달래, 가을엔 단풍이 유명하고, 특히 노루벌의 일출이 장관이다.
참가자들은 간간이 이어지는 빗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봉산의 풍경을 만끽했다. 살짝 물들기 시작한 단풍을 바라보면서, 삼삼오오 그동안 나누지 못한 대화의 꽃을 피웠다.
특히 시원한 가을 바람은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9월이 다 가도록 늦더위가 이어질 만큼 올 여름은 유례없이 길고 무더웠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무더위에 날로 심각해질 기후 위기를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여름이었다. 가을 바람이 유독 반가운 이유다.
함께 걸어야 했기에 걸음의 속도를 맞추는 것도 중요했다. 뒤처지는 이의 손을 붙잡고 서로를 응원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어나갔다.
기분 좋은 산행을 마친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만족감이 묻어났다.
두 남매와 함께 행사를 참가한 강 모 씨(48)는 "집이 근처라 구봉산에 가끔 가족들과 오는데,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색다르다"면서 "아침에 빗방울이 떨어져 아이들과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지만, 함께 와서 올 여름 더위로 막혔던 가슴이 뻥 뚤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오 모씨(64)는 "올해 여름을 겪으면서 기후 위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가을이 반가워 한걸음에 달려왔다"면서 "구봉산은 대전 서구의 명물이자 자랑이다. 자주 구봉산에 오는데 매번 산에서 다른 매력을 얻어간다"고 자랑했다.
대전 서구가 주최하고 중도일보가 후원한 2024 구봉산둘레길 걷기행사가 3일 열린 가운데 서철모<사진 가운데> 서구청장과 유영돈<왼쪽 두번째> 중도일보 사장 등 참가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이성희 기자 |
서 구청장은 '도시와 생태공원이 조화를 이루는' 서구 건설을 꿈꾼다. 주민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과 여유, 힐링을 누릴 수 있어야 주민이 행복하고 살기도 좋은 도시라는 게 서 구청장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서구는 노루벌에 총 1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37만 평(142만㎡) 규모의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봉산 숲을 비롯해 노루벌 체험공원, 갑천친수, 대전과학공원, 한밭공원, 환경생태공원 등 6개 주제의 소 정원이 들어선다.
서 구청장은 "자연의 변화 속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은데, 소중한 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오늘 행사에서 보이지 않는 소중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서구의회 의장도 환경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서구민을 위해 뛰는 서구의회를 다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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