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남아도는데 청년 월세 신청자는 대거 탈락 왜?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예산 남아도는데 청년 월세 신청자는 대거 탈락 왜?

하루 8시간, 주 5일 최저임금 받아도 지원대상 제외
주택 아닌 주거용 고시원이나 원룸 거주 청년도 불가
황운하 의원 “청년 주거정책 지원 기준 현실화 필요”

  • 승인 2024-10-04 11:27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황운하 의원
정부와 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이 까다로운 조건과 규정 때문에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신청자 상당수는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고 있지만, 매년 쓰지 못하는 이른바 불용 예산은 급증할 정도다.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소득 기준과 대상 규정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청년월세 지원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8월(1차)과 2024년 2월(2차)에 청년월세 지원사업을 신청자는 모두 49만5000명이었지만, 선정된 청년 16만4000명(33.1%)에 불과했다.



1차(2022년 8월~2023년 8월) 신청자 30만4000명 중 9만7000명, 2차(2024년 2월~2025년 2월) 신청자 19만1000명 중 6만7000명만 선정됐다. 3명 중 1명만 선정된 셈이다.

청년월세
제공=황운하 의원실
때문에 예산은 남아돌았다. 2022년도에는 43억원, 2023년에는 212억원을 쓰지 못해 불용 처리됐다. 예산이 충분함에도 신청한 청년의 66.9%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탈락한 것이다.

많은 신청자 대비 선정자가 저조한 건 지급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원가구의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재산가액이 4억7000만원 이하이고, 청년가구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재산가액이 1억2200만원 이하인 무주택·독립 청년을 대상으로 월 최대 20만원까지 임차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루 8시간, 주5일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년들조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거주 중인 건물이 건축물대장상 ‘주택’으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사회초년생은 고시원 혹은 원룸 등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고시원이나 원룸은 건축물대장에 등록된 주택이 아니라 상당수가 거주용으로 개조됐다. 외관만으로는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니 청년들이 제대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청년월세2
주거용 원룸이지만, 건축물대상자 주택이 아니라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사진제공=황운하 의원실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청년들의 현실을 고려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인 황운하 대전시당 위원장은 "현재 주거급여 지원 정책에서 만30세 미만은 독립가구로 인정되지 않아 청년층이 소외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청년 주거 정책 또한 까다로운 지원 요건 탓에 신청자의 70% 가까이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년들조차 소득 기준에서 벗어나는 실정"이라며 "적은 소득 대비 높은 주거비를 부담하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지원 기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