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중국이 자국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한국 유산 현황'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조선족 관련이라는 명목으로 한국의 유산 101건을 자국의 '국가급' 무형유산(20건)과 '성(省)급' 유산(81건)으로 지정했다.
국가급 무형자산 20건 중에는 아리랑과 가야금, 판소리, 그네뛰기, 씨름, 윷놀이와 명절인 추석까지 포함돼 있다. 이 중 아리랑과 농악, 판소리, 씨름, 김장문화 등 5건은 한국이 유네스코에 등재했다. 등재하지 않은 15건 중 퉁소음악과 해금, 삼노인(만담), 널뛰기·그네뛰기, 전통혼례, 회갑례, 회혼례 등 7가지는 한국 국가유산 지정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한 박수현 의원실의 서면답변 요청에 국가유산청은 "중국이 조선족 무형유산을 유네스코 목록으로 신청할 경우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여 대응하겠다"고 전했다는 게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기본적 사실관계 파악과 대책 마련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한국 무형유산을 자국의 무형유산으로 지정한 시기를 파악한 자료나 중국의 문화침탈 행위에 대응한 연구용역도 별도로 수행한 적이 없다"는 것도 국유청의 서면답변이다.
제공=박수현 의원실 |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도 광산은 일본 시민단체 '세계문화유산을 생각하는 모임'이 1997년 처음 세계유산 등재 운동을 시작했다. 2007년 '세계유산 잠정 일람표 후보'로 사도 광산을 자국 정부에 처음 제출한 후 17년간의 집요한 노력이 있었다. 일본 정부와 사도시, 나카다현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한몫했다.
중국도 한국 유산 중 하나인 '농악무(農樂舞)'를 2009년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다. 한국은 5년이나 늦은 2014년 '농악'을 유네스코에 등재한 늑장 대응의 경험이 있다. 2009년 중국의 농악무 유네스코 등재의 당혹함을 경험하고도 정부의 안일한 대응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수현 의원은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따른 국민적 분노가 가시기도 전에 정부의 심각한 역사· 문화 인식의 부재가 다시 확인된 셈이어서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소중한 한국의 문화자산을 지킬 수 있는 정부의 선제적 대응을 재차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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