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교 무상교육 '일몰'로 중단되면 안 된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고교 무상교육 '일몰'로 중단되면 안 된다

  • 승인 2024-10-03 14:44
  • 신문게재 2024-10-04 19면
고등학교 모든 학생이 혜택을 누리던 무상교육이 중단될지도 모를 처지에 놓였다. 전면 시행 약 4년 만의, 고교 3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된 2019년 2학기 시점으로는 6년 만의 위기다. 국가(국고) 47.5%, 교육청(교육교부금) 47.5%, 지방자치단체 5%로 나누도록 정한 것까진 좋았으나 일정 기간 지나 효력이 없어지는 일몰법(日沒法)으로 만든 건 실책이었다.

재정을 보조하는 법적 근거의 소멸은 예견된 상황이다. 입학료,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등의 무상교육 재원 분담을 정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4조에 따라 올해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있어서다. 유효기간을 삭제해 재원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게 민간 공교육비 감소와 교육기본권 실현에 부합한다. 내년 고교 무상교육 관련 중앙정부 예산을 올해 대비 99.4% 감액 편성한다면 무책임하게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증액교부금 전입기한 만료와 맞닥뜨린 고교 무상교육은 초·중·고 무상교육 시대의 완성이었다. 교육 기회의 평등을 한 한계 끌어올린 교육사의 일대 전환점이기도 했다. 헌법상 교육기본권 보장 강화 효과도 있었다. 고교 진학률이 99.7%를 넘어 사실상 보편교육인데 교육 재원을 둘러싼 분란을 재연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처사다. 무상교육을 후퇴하거나 허망하게 단절하면 국가 책임의 포기와 같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법 개정에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

교육부는 특례 연장 불발까지도 대비해야 한다. 가정환경, 지역, 계층과 무관하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는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짓밟아선 안 된다. 우리가 늦었을 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전부 무상교육을 시행 중이다. OECD 유일의 '무상교육 미실시 국가'로 남지 않으려면 국회에 계류된 법부터 처리해야 한다. 정부와 교육청, 지자체가 서로 양보해 재원을 분담하던 6년 전의 의기투합으로 돌아가라. 공동 대응하면 '특례'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 교육에서 '부모 효과'를 최소화하는 첫걸음을 무위(無爲)로 돌리지 않기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