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국군의 날은 공휴일이지만 창단 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이 있었다. 연습실은 건물 4층이어서 식은땀을 닦으며 계단으로 올라오는 데도 모두가 밝은 모습을 보니 새삼 음악의 힘이 느껴졌다. 단원 중 그날 참석은 못 하지만 휴식 시간에 먹을 음료수와 과일 등을 보내준 것을 김수연 단원이 양손에 가득 들고 올라왔다. 또 다른 단원은 연습하는 것을 촬영하기 위해 삼각대를 설치하며 구도를 맞추고, 악보 담당은 악보를 체크하는 그러한 모습들이 정겨웠다.
김영호 대표 (다문화대안학교 R school )는 평소 이주 외국인들에 대해 자원봉사 등을 통해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들은 그동안 한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취미 여가 생활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조금이나마 여유 있는 시간이 생겼으나 무엇을 할까, 생각해도 특별한 것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기에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FOREST 합창단'을 창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직 바람은 20여명의 단원들이 열심히 연습하며 음악으로 삶의 희망과 기쁨을 간직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합창단 정기 연습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서 4시까지이다.
지휘 소프라노 백은경, 피아노 반주 백석원 지도로 20여 명의 단원은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아름답게 노래를 불렀다. 연습실 한옆에는 아이들 놀이방이 꾸며져 있다. 엄마가 합창 연습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그곳에서 과일과 과자를 먹으며 자동차 놀이를 하는데 볼 때마다 흐뭇했다. 문득 나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엄마가 가는 곳마다 치맛자락을 붙들고 따라다니던 때가 생각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음악이 취미생활인데도 이곳저곳 찾아다니다 보면 문득 음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한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음악의 실체에 대해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어느 연습실에선가 본 적이 있는 글귀가 떠오른다.
"음악은 어떠한 지혜, 어떠한 철학보다도 높은 계시다. 나의 음악의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빠져있는 모든 비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베토벤 서한집에서
소프라노 백은경/지휘자 |
특히 음악은 바람직한 여가문화 형성과 정서 함양은 물론 중요한 덕목으로 꼽히는 올바른 인성을 갖추게 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갖게 하기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아닐까. 실은 그런 의미에서 이주 외국인과 함께하는 'FOREST 합창단'은 더없이 뜻깊은 음악 활동인 것 같다.
최정미 단장은 개인 사업과 내국인에 대한 봉사를 하고 있었으나 'FOREST 합창단'을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고, FOREST 합창단을 통해 많은 나라 이주 외국인들과 함께할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와 가정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도 늘 가까운 곳에서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
이주민과 함께하는 <FOREST 합창단 제1회 창단 연주회>가 10월 26일 토요일 오후 3시 청소년위캔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동안 음악으로 인류애를 느끼며 매주 감동적인 시간을 간직하고 화합된 모습으로 열심히 연습했기에 더욱 기대된다.
민순혜/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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