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옛 명칭 한밭야구장. 이하 이글스파크). 사진제공은 대전시 |
한화이글스는 지난달 29일 이글스파크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제 한화는 이글스파크를 떠나 내년부터 2만여석 규모의 대전베이스볼드림파크 시대를 연다. 1964년 완공된 뒤 60년간 대전시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글스파크가 뒷 자리로 물러나게 됐다.
대전시는 현재 이글스파크에 대한 활용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세종연구원에서 기존 야구장인 이글스파크에 대해 베이스볼드림파크 건설 이후 활용 방안에 대한 정책 과제 연구를 수행했다.
현재까지는 지역 사회인 야구장 인프라로 사용하면서 시민을 위한 복합체육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대전보다 앞서 신축 구장을 조성한 광주와 대구도 기존의 야구장을 지역 사회인 야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광주는 기존야구장을 사회인 야구와 학생 야구, 호남권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리모델링을 통해 신축 구장을 위한 주차 시설 보완, 클라이밍장, 산책로, 조깅 트랙, 어린이놀이터를 마련했다.
대구도 기존 야구장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아마추어 및 사회인야구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했다.
대전도 광주와 대구 사례를 참고해 지역 내 야구인들의 수요를 충족하고 시민들의 건강한 여가 활동 공간으로 구상하고 있다.
지역사회인 야구장으로 기본적인 활용을 하고, 관람석은 철거해 탁구장과 배드민턴장 등을 포함된 다목적체육관을 새로 설치할 방침이다.
펜싱전용경기장인 오상욱체육관 건립도 검토 중이다. 외야 공간에는 주차 시설과 산책로 조성 등도 구상 중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베이스볼드림파크 기공식을 비롯 여러 차례 한밭야구장의 존치를 강조한 바 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기존의 야구장은 허물지 않고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과 학생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밭야구장은 대전을 대한민국 야구의 중심이자 야구의 메카 도시로 성장시키는데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야구장의 역사를 함께 한 기념관 조성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64년 대전 중구 부사동에 지어진 야구장의 첫 이름은 한밭야구장으로 1982년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 베어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3년 뒤 OB가 대전을 떠나면서 한밭야구장은 1985년 창단한 빙그레 이글스의 둥지가 됐다. 1986년 4월 1일 빙그레 이글스의 첫 홈경기가 치뤄졌으며, 이후 모기업이 한화로 바뀐 이글스는 1999년 우승의 발걸음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이글스는 올해까지 이 구장에서 정규시즌 2213경기를 치러 1067승 41무 1105패를 거뒀다. 장종훈,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김태균, 박찬호, 류현진 등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뛰면서 40년간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수많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체육계 한 인사는 "60년 역사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신축구장과 이런 부분을 잘 연계하고, 나아가서는 대전 체육의 역사를 간직할 수 있도록 구성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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