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세계인이 사랑하는 밤(栗), 가을을 열다!

  • 전국
  • 공주시

[공주다문화]세계인이 사랑하는 밤(栗), 가을을 열다!

  • 승인 2024-10-06 09:46
  • 수정 2024-10-06 10:15
  • 신문게재 2024-10-02 8면
  • 박종구 기자박종구 기자
10-5-1 박진희 기자
올 추석(秋夕)은 유례없는 무더위 속에 보냈다. 오죽하면 '하석(夏夕)'이라는 신조어가 다 생겨났을까. 기록적인 더위가 9월 중순까지 이어진 탓에 가뜩이나 널뛰는 명절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농작물이 타 죽거나 물러서 썩어 나가는 통에, 한 단에 만 원 하는 시금치며 한 포기에 이만 원을 호가하는 배추 구경을 다 해봤다. 차례상에 구태여 올리지 않아도 되는 시금치나 배추는 차치하고, 필히 올려야 하는 조(棗)·율(栗)·시의 시세 역시 혀를 내두르게 했다. 말린 대추와 곶감은 작년에 사서 쟁여 둔 것이 있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제는 생율(生栗)이었다. 이리저리 재고 재다 종국에는 열댓 개 들은 깐 밤 한 팩을 쓰린 속 부여잡고 사고 말았다. 밤 인심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밤 주산지에 살면서 명절 앞에 밤 한 톨을 구경 못 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비싼 몸값 자랑하게 된 알밤은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다. 원산지는 중국과 유럽이다. 현재는 유럽종, 미국종, 중국종, 일본종의 네 가지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0여년 전 중국밤이 토착화한 것으로 감미가 많고 속껍질이 얇아 탈각이 양호하고, 밤알이 크면서 저장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밤나무의 대부분은 일본 품종이라고 한다. 일본 품종이 도입된 건1958년 밤나무혹벌 피해로 재래종 밤나무가 전멸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해충에 내성이 강한 단택(丹擇), 이취(伊吹), 광은(廣銀), 유마(有磨), 은기(銀寄) 등의 품종이 이에 속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대보(大寶), 옥광(玉光), 미풍(味豊) 등도 보급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밤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밤나무 생육 기간인 4월부터 10월까지의 기온이 16~20℃이고 겨울에도 –2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지역이 적지(適地)라고 한다. 밤은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는 밀가루를 뿌린 것 같은 흰가루병 발생이 많고, 과실의 성숙 직전에 강우가 많을 때는 과피열상이 생기기 십상이란다. 사람도 배겨내기 어려울 만큼 예측을 불허하는 기후 변화에 밤 생산량이 감소한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밤은 예부터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과실로 널리 이용돼 왔다. 크리스마스에 먹는 프랑스의 전통 디저트, '마롱 글라쎄(Marrons Glaces)'의 유명세를 빌릴 것까지도 없다.



밤다식, 밤단자, 밤주악, 밤편, 밤엿 등 밤으로 만든 전통음식의 수는 이루다 헤아릴 수 없다. 밤은 5대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여 발육과 성장에 좋고, 소화성이 좋아서 아기 이유식 노인식 등으로도 이용된다.

어디 그뿐인가. 생밤은 비타민C 성분이 다량 함유돼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기에 술안주로 좋고, 칼집 넣어 불에 익힌 군밤은 찬 바람이 불어대는 긴긴밤에는 대표 간식으로 사랑받는다.

피부 미용, 피로 회복, 감기 예방에 탁월한 알밤뿐만 아니라 율피(보늬)는 노화 방지, 항균 작용 등의 효능이 입증되어 차나 팩으로 이용하고 있다.

버릴 것 하나 없는 알짜배기 과실 '알밤'. 해를 거듭할수록 매서워질 무더위와 폭우를 견뎌내며 흔들림 없이 한반도에 깊이 뿌리내려주길 바라고 또 바란다.

박진희 명예기자(한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