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출처=대전시의회] |
더불어민주당의 0시 축제 공세에 뒤늦은 대응, 일부 의원들의 공개적인 돌발행동, 미숙한 의회 운영 등 지방권력을 쥔 집권당 소속인 동시에 절대 다수당 지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국민의힘 대전시의원들에 대한 당내나 의회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실생활 조례와 다양한 정책간담회, 지역구 현장 점검 등 전반적인 의정활동엔 긍정적 반응이지만, 일련의 행보에서 드러난 정치력을 놓곤 평가가 박하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전방위적인 0시 축제 공세에 뒤늦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많다. 민주당은 최근 시당 차원의 논평부터 의회 시정질문과 국회의원 주도로 토론회까지 개최하는 등 0시 축제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동구·중구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0시 축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며 객관적인 접근과 진정성 있는 논의를 촉구했으나,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김민숙 의원의 시정질문 직후 또는 토론회 직전이 사실상 마지노선이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이미 민주당에서 작정하고 공격을 퍼부었는데, 지금에서 반격하면 그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의회 내에서 5분 발언이든, 현장 위주 간담회든 초기에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교섭단체 조례 처리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의 교섭단체 지위를 인정하는 조례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놓곤 정작 본회의에선 조례가 부결돼 내부 엇박자를 내보였다. 비율이 아닌 '정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대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송활섭 의원에 대한 징계도 그렇다. 제명 대신 출석 정지 등 다른 징계 수위를 충분히 결정할 수 있음에도 손을 놨기 때문이다. 모 의원은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겠지만, 출석 정지라도 내려 나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거나, 외면한 결과"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의 돌발행동도 우려스럽다. 최근 김선광 의원은 "웃지 못할 민낯 행위가 많았다"며 SNS에 의원들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는 글을 올렸다. 용기 있는 행동이란 평가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을 무시한 섣부른 행동이었다는 부정적 반응도 만만치 않다.
이중호 의원도 0시 축제에 대한 글을 SNS에 올렸다가 내렸다. 이 글도 이 의원이 생각하는 보완점을 제시해 긍정적인 반향을 얻었으나, 당내에선 국민의힘 의원단을 대표하는 원내대표로선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인사는 "9대 의회 출범 초창기에도 주민참여예산 축소, 온통대전 폐지 등 각종 현안이나 이슈 대응 과정에서도 아쉬움을 보였는데, 최근의 행보도 우려가 된다"며 "임기 반환점을 지난 만큼 좀 더 책임 있는 역할과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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