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와 B씨가 공모하는 내용이 담긴 SNS 대화창 캡처본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
26일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사기·유사수신 혐의로 30대 인플루언서 A씨와 전직 은행직원 B씨 등 6명을 검거했다. 이중 A씨를 구속 송치했고 나머지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금융기관 명의 서류를 위조 후 7개월간 피해자 40명을 속였다. 400여 회에 걸쳐 2949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고 81억 가량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 상담 관련 인플루언서 A씨와 전직 은행원 B씨는 금융기관에서 대환 대출 승인을 받은 것처럼 서류를 위조했다. 이후 대부업자 C씨와 공모해 대부업체가 운영하던 SNS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가짜로 꾸민 대환 대출 승인 서류를 보여준 피의자들은 A씨의 유명세를 이용해 급히 자금이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자금을 융통해주는 '브릿지론' 투자를 권유했다. 대환 대출을 받기 위해 기존 대출금 상환이 필요한 자들에게 자금을 송금해주는 사업에 투자하면 7일 만에 투자원금과 0.44%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신규 피해자의 투자금 일부를 기존 피해자에게 투자 이득금이라고 속여 지급하는 등 돌려막기 식으로 이득금을 배당해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다.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첩보를 토대로 2024년 3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피의자들의 SNS 대화 내용과 계좌 거래 내역, 위조 서류 등 증거 자료를 확보·분석해 피의자들의 범죄 혐의를 입증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갭투자로 매수했던 부동산 120여 개의 가격이 하락해 160억 원의 손실을 입고 자금난에 빠지자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유명 유튜브 채널에 대출 상담사로 다수 출연해왔다.
대전경찰청은 "유명 인플루언서가 홍보하거나 금융기관 명의의 서류가 있더라도 가짜일 수 있으니 한번 더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거나 SNS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