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중 대전대신초 교사 |
먼저 올해 상반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바로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를 이수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 '혁명'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었다. 온라인 연수, 집합연수, 과제 제출, 원격연수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연수 진행에 혼란을 느끼기도 했지만, 모처럼 집합연수를 진득하게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기도 했다. 교실혁명 선도교사의 연수를 통해 대략적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개념기반 탐구수업, AIDT의 활용 전략에 대한 탐색 등을 알 수 있었다. 강사님들은 이러한 변화속에서 각각의 교사가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얻어가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정도 나만의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근무하는 학교에서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도구를 필자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학습 관리기능을 가진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이다. 코로나19에 많이 활용된 e학습터가 많이 알려진 플랫폼이며,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AIDT도 이에 해당된다. LMS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을 한가지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시보드가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대시보드를 살펴보면 주행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듯, LMS의 대시보드는 학생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수치화해 교사에게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둘째는 협업도구이다. 협업도구는 용도에 따라 생각을 모으는 도구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구분하고 활용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더 이상 수기로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표현할 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며 교실에서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첫째, LMS를 활용해 보다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 설계가 가능해졌다. 특히 AIDT에서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들은 단순하게 학생의 학업성취도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고, 학습태도와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었다. 교사는 이 데이터를 통해 교수·학습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고 보다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교사의 역할이 티칭에서 코칭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LMS에서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를 통해 손쉽게 학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보니 기존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학생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교사의 코칭으로 이어졌다. 교사는 학생 개인의 장점과 부족한 점 등을 발견해 해당 학생의 특성에 맞는 과제를 제시해 보다 개인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디지털 도구의 활용으로 학생의 사회정서학습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도구는 단순하게 학습 데이터만 관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교사는 학급 경영 특색에 맞는 다양한 사회정서적, 정신건강 요소 데이터를 디지털 형태로 수집해 활용할 수 있다.
끝으로 필자가 얻은 인사이트는 무엇인지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교사마다 디지털 도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일 수도 있다. 먼저 교사는 앞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물에 담긴 컵을 보며 어떤 사람은 '반이나 남았구나.', 다른 사람은 '반 밖에 안 남았구나.'로 해석할 수 있듯이 같은 데이터를 두고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교사의 몫으로 주어진다. 다음으로 AIDT를 비롯한 디지털 도구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AIDT가 전면 도입된다고 해도 기존의 교육방식은 사라지지 않는다. 학생의 성장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서 디지털 도구는 한정돼야 하며, 다만 학생에게는 디지털리터러시교육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교사가 이런 고민들을 하는 이유는 결국 학생과 더욱 깊게 소통하기 위함이다. 디지털 도구가 낯설다고 겁먹지 않았으면 한다. 교사마다 가진 개성과 장점은 다르므로 학생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나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파악해보고, 학생과 깊게 소통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길 바란다. 김성중 대전대신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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