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동캠퍼스 신입생 대표단이 이날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메인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지방 소멸과 대학의 위기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벚꽃이 피는 지역부터 문을 닫는다'는 속설에서 자유로운 대안 모델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숙제를 우선 안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의 선도도시다운 면모를 펼쳐 보여야 하는 특명도 부여 받았다.
신개념 공동캠퍼스는 9월 25일 공식 개교와 함께 가지 않는 여정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 총사업비 2800억 원을 투입, 약 60만㎡에 달하는 규모의 캠퍼스 조성안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타트는 나쁘지 않다. 서울대 국가정책행정 전공 석·박사(72명)와 KDI(총 114명) 국가정책학 석·박사, 공공정책데이터사이언스 석사, 한밭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 학사와 빅데이터 융합 전공 학사, 인공지능학 석사(200명), 충북대 수의학 학·석사 과정(150명)이 첫 발을 내디뎠다. 충남대 의예·의학과와 의과학 석·박사 과정(총 400명)은 의정 갈등 구도 아래 2025년 3월 후속 개교로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내년 봄이면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캠퍼스를 걷게 된다.
모두 임대형 입주 유형인데, 분양형 대학들은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합류한다. 충남대 AI·ICT 등의 대학·대학원(800명)과 공주대 AI·ICT 등의 대학·대학원(599명)은 2027년,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행정전문대학원과 IT·AI 관련 대학(790명)으로 2028년경 공동캠퍼스 3000여 명 시대를 활짝 연다.
2027년 3개 대학이 분양형으로 추가 개교에 나서면, 공동캠퍼스 재학생은 3000명 시대를 열게 된다. 사진=행복청 제공. |
행복청이 공동캠퍼스 운영법인으로 마중물을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운영 주체를 분명히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행정수도 지위와 특수성을 고려하면, 최소한 2030년 완성기까지는 국가 책임 및 주도로 끌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행복청이 건립(LH 포함) 및 운영을 주도하고 있고, 세종시는 지원 기능에 충실하는 모델이다.
실제 시는 ▲공동캠퍼스 운영비 보조 ▲대중교통 정비 등 편리한 통학 환경 조성 : B7, 272~273 노선과 이응버스 운행 개시, 1001·1002번 등 광역 노선의 연장 운행 방안 검토 ▲캠퍼스 내 공용자전거와 전기자전거를 추가 배치 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도 세종시 공동캠퍼스의 의미를 지방소멸과 국가균형발전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그는 이날 개교 및 비전 선포식에서 "인구 위기와 지방 소멸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지금,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출범한 세종시 (건설)의 의미는 더욱 크다. 지방시대를 이끄는 견인차가 돼야 한다"라며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과감한 규제혁신과 기업의 지방 이전, 투자 촉진 등으로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회발전특구와 교육특구 등의 정책으로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앙정부 일각에선 일정 시기 이후론 지방정부인 세종시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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