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25일 동시에 공개했다.
두 조사 결과 모두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앞선 조사보다 높아졌다. 코로나19 기간 떨어졌던 피해 응답률이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당초 7월 발표 예정이었던 2023년 2차 표본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중 표본 4%에 해당하는 19만 명가량을 대상으로 했으며 2023년 1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의 학교폭력 피해·목격·가해 경험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2019년 1.2%였던 피해 응답률은 2021년 2차 조사에서 감소세를 보이다 2022년 1.6%, 2023년 1.7%로 상승 곡선을 보였다.
2024년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년까지 전체 398만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2024년 1차 전수조사 결과 역시 2020년 하락했던 피해 응답률이 매년 늘어 2%대를 넘어섰다. 2020년 0.9%였던 전수조사 피해 응답률은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로 매년 늘고 있다.
두 조사 결과 초·중·고등학교 모두 늘었으며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으로 나타났다. 2024년 1차 전수조사 결과 언어폭력은 39.4%로 전년 조사보다 2.3%p 늘었다. 다만 2023년 2차 표본조사에선 40.9%로 전년 동차 대비 0.6%p 줄었다.
사이버폭력 역시 2024년 1차 전수조사에선 전년도보다 0.5%p 상승한 7.4%로 나타났으며 2023년 2차 표본조사에선 1.6%p 감소한 6.8%로 조사됐다. 두 조사 결과 모두 증가한 유형은 집단따돌림과 성폭력, 금품갈취 유형이다.
전수조사 결과 가해자는 '우리 학교 같은 반', '우리 학교 같은 학년 다른 반', '같은 학교 다른 학년', '다른 학교 학생', '잘 모르는 사람' 순이며 피해 장소는 학교 안 70.9%, 학교 밖 26.7%다. 피해 사실은 보호자에게 알린 응답이 가장 많고 이어 학교 선생님, 친구나 선·후배 순이다. 응답 학생 중 7.7%는 신고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가 23.9%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동안 학교폭력 예방교육 실시가 어려웠던 만큼 이로 인한 누적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는 예방교육이 설계돼야 한다"며 "참여형 예방교육, 의사소통·감정 조절 방법 교육, 인성·체육·예술 활동 등을 강화해 학생들이 상호작용 과정에서 사회성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교육계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신체 폭력은 줄어든 반면 사이버폭력, 집단따돌림, 딥페이크 등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기존 학교폭력 대책만으로는 효과나 예방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확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관련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교총은 "학교폭력 피해 장소의 26.7%가 학교 밖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수사권도 없는 교원이 가정과 외부에서 발생한 사안까지 조사, 처리하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교권 침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학교폭력의 범위를 '학교 내외'가 아닌 '교육활동 중'으로 제한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논평을 통해 교육부의 정책을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의 기존 대책이 실효적이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현장 지원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교총과 전교조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도를 놓고 인력 부족과 조사 절차의 번거로움, 조사관의 책임성과 전문성 등을 지적하며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학교가 사법적인 사안 처리가 아닌 관계 회복과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교육부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향후 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원인 진단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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