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충주시 농업인단체연합회가 쌀값 폭락에 항의하며 수확 직전의 논을 갈아엎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충주시 농업인단체연합회는 25일 주덕읍 화곡리 들판에서 '쌀값 80㎏ 20만 원 보장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충주시 11개 농업인 단체 소속 300여 명의 회원들은 궐기대회에서 수확을 코앞에 둔 2100㎡(약 630평) 규모의 논을 30대의 트랙터로 갈아엎는 시위를 벌였다.
이번 궐기대회는 최근 급격히 하락한 쌀값으로 인한 농민들의 깊은 근심과 분노를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0월 수확기 당시 80㎏ 기준 쌀값은 21만 7000원대였으나, 2024년 9월 기준으로 17만 5000원대까지 떨어져 1년 만에 20%나 하락했다.
이는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농가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날 이복해 농업인단체연합회장을 비롯한 농민들은 한 목소리로 "필수 농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쌀값마저 하락하자 벼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쌀값 정상화, 쌀값 20만 원 보장 약속 이행, 쌀수입 중단 등 농민 생존권 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쌀 소비 감소와 생산량 증가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인당 쌀 소비량이 56.7㎏이었으나 2023년 56.4kg으로 0.5% 줄어들었으며, 이는 30년 전 110.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2023년 쌀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7% 늘어난 388만여t에 이르렀고, 올해도 작황이 좋은 편이다.
농협은 2024년 쌀 생산량이 379만~385만t으로 햅쌀 수요를 40만t가량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농협 쌀 창고에 쌓인 묵은쌀 재고도 작년의 두 배에 달해 이러한 상황은 쌀값 하락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는 쌀의 시장 격리와 소비 촉진을 통해 쌀 가격을 방어하겠다고 나섰지만, 소비 부진 등으로 가격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농민들은 정부가 2023년 약속한 쌀 한 가마당 20만 원의 가격 보장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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