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 |
그 가운데서도 미술잡지의 경영은 어렵다. 높은 퀄리티를 요구받지만, 전문지라는 특성상 독자는 한정되어 기업 브랜드 광고 유치가 어렵다. 언론 자유화이후 잡지 등록이 쉬워져 그동안 많은 미술잡지가 선보였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간 이유이다. 2007년에 『대전아트가이드』가 창간 후 폐간되었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daljin.com을 통해 폐간 미술잡지 10종의 목차를 서비스하고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미술잡지를 주제로 두 차례의 전시를 가졌으며 단행본을 만들었다. 2008년 박물관 개관전 <미술 정기간행물 1921-2008>은 6종으로 나누어 98여종을 전시했다. 2019년 <미술을 읽다-한국미술잡지의 역사전>은 미술을 읽어낸 잡지기사를 7개의 키워드로 분류하여 콘텐츠를 소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잡지는 그동안 일반적으로 1921년 서화협회가 발행한 『서화협회 회보』로 알려져왔으나 이 전시 후 1917년 『미술과 공예』 창간호가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발행되는 최장수 잡지는 1966년 8월에 창간한 『photography』 는 올해 8월호가 통권 678호, 1966년 11월에 창간한 『SPACE』 가 통권 681호이다. 『월간미술』이 제호의 글씨체를 바꾸고 자연친화적인 종이로 교체했으며 본문 활자를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 지난 8월에 20회 월간미술대상 시상식을 가졌으며 1년 구독료 18만원이다. 『아트인컬처』는 미술관 화랑 광고를 가장 많이 수주하며 3년 동안 키아프 & 프리즈 가장 큰 특집을 구성했고, 『퍼블릭아트』는 7월에 시각예술의 역량 있는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6회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전시를 마쳤고 두 잡지는 1년 구독료 15만원이다. 1984년 창간되었던 월간『미술세계』는 2019년 11월 통권 420호로 휴간했다. 2022년 5월호부터 발행처가 바뀌어 『더원 미술세계』로 재창간되어 2023년 9.10월호까지 발행되었다. 『미술세계』는 특히 구상미술과 지역미술에 비중을 두었던 잡지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있어 『ART WORLD』로 다시 제호를 바꾸어 이번 10월에 재창간 된다.
일간신문에서 미술평론가의 고정 칼럼은 드물어졌고 블록버스터 전시 청탁 원고만 간간히 마주친다. 그렇지만 미술잡지는 특집, 작가론, 전시리뷰 3대 기사로 미술문화를 선도해야한다. 신문의 미술기사는 대형갤러리와 대형미술관의 전시 소개, 옥션 예고 및 결과 등에 종속되어가는 판국이다. 미술홍보지보다 공정하고 정확하며 성실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미술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과 올바른 비평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잡지는 올바른 사명감으로 뚜렷한 방향과 성격이 드러나야 한다. 상업논리에 함몰되지 않게 미술생태계를 위해 미술잡지의 부흥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 미술잡지는 단순 정보 제공의 역할을 넘어 창작자와 매개자에게 소통과 영감을 주는 매력이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 자체가 기록의 아카이브로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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