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팜플렛 표지./대전교육청 제공 |
24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 대전 내 157개 늘봄학교에서 운영되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강사 723명 중 206명(28%)이 현직 교원이다. 앞서 교육부는 늘봄학교 운영 때 교원이 투입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경계가 모호하다.
교육당국은 늘봄학교 운영 때 교원들의 업무 배제를 바탕으로 정책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업무 배제는 행정분야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교육면에선 일선교사도 강사로 투입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늘봄학교는 현재 초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오전에 학생들을 돌봐주는 굿모닝 에듀케어, 하루에 2시간씩 무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 오후 7시까지 돌봄체계 구축 등으로 구성됐다.
대전교육청은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학생들에게 폭넓은 분야에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산림청, 대전시체육회, 지역 대학 등 약 10개의 유관기관과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초1 맞춤형 프로그램 내용을 학교가 자체적으로 구성하고 필요할 땐 학생들을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사 투입도 이뤄지고 있다.
충청권 4개 시도 중 교원이 늘봄학교 강사로 나서는 비율은 대전이 월등히 높다.
세종교육청은 2학기에 들어서며 54개 학교가 진행하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에 필요한 강사 950명 중 78명(8.2%)이 교원으로 배치돼 있다. 충북교육청은 지역 초등학교 265곳에 늘봄 프로그램 강사 2798명 중 121명(4.3%)이 교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교육청은 총 422곳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교원이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대전 늘봄학교 체제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외부 강사 투입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건아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늘봄 프로그램에 나설 운영단체가 선정되고 모두 외부 강사로 투입되는 줄 알았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교사들이 시간도 없을텐데 프로그램 강사로 나서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문화 학생 또는 학업에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원이 기초 교육에 나서는 것은 공감한다"며 "다만 외부 강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교원이 투입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은 늘봄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외부강사를 먼저 섭외하고 미충원된 인원만큼 교원들에게 공고를 올려 희망자를 선발했다는 입장이다.
이재현 대전교육청 늘봄학교 담당 장학관은 "외부강사 선발이 어려워 교원들을 강제로 투입한 것이 아니고 동의절차를 거쳐 진행됐다"며 "점차 확대될 늘봄학교 적용 대상에 대해 강사 추가 증원으로 최대한 외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