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원 대다수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장이 맡아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이 24일 공개한 심의위 개최 현황을 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5년간 대면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고 모두 서면회의로 처리했다.
심의위는 해저광물자원개발 정책 총괄 심의기구로, 해저광물자원 개발 기본계획 수립과 해저광구 설정, 유망광구 지정 등 해저광물자원 개발 정책의 방향부터 개별 사업에 대한 허가·심의 기능을 가진다. 그런데도 5년간 대면 회의를 열어 심도 있게 토론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
또 심의위원 14명 중 10명은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장이다. 심의위가 꼼꼼한 검증과 심의보다는 정부 결정의 '거수기'로 역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장 의원의 주장이다.
여기에 허가 절차 관련해 현행법상 탐사권은 심의위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채취권 허가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단독으로 결정한다. 채취권이 직접 자원을 채취할 권리를 취득하는 만큼 까다로운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게 장 의원의 얘기다.
장철민 의원은 "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포함해 영해 내 해저광물자원 개발은 국가 중대사임에도 이를 심의·검증하는 기구는 졸속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자원개발에 대한 심의와 검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장 의원은 심의위원 구성을 해양과 해양환경, 지질, 해저광물자원, 재난안전 분야의 전문가들로 다양화하고 채취권 설정 허가 시 반드시 심의위의 심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해저광물자원 개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6월에 발표한 대왕고래 프로젝트(포항 앞바다 석유·가스전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 채취 사업에 들어가면 새롭게 구성되는 심의위의 채취권 설정 허가 심의를 거쳐야 한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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