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인구(E·I), 입지(N·S), 지역가치(T·F), 특수성(P·J)을 조합한 지역 정체성 유형이 얼마나 실효적일지 아직 확신하기엔 이르다. MBTI 검사가 그렇듯이 이분법적 측정의 한계는 인정해야 할 듯하다. 가령 인구라 하면 정주인구(Internality)와 생활인구 유입(Externality)으로 구분되는 식이다. 지역 특화형 모델 구축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도 타당도는 떨어질지 모르는 게 이 조사의 함정이다. '과몰입'은 하지 않고 활용할 때 쓸 만한 분석 방법이 될 가능성은 커진다.
충남에만 공주, 논산, 보령, 금산, 부여, 서천, 예산, 청양, 태안 등 9곳의 인구감소지역이 있다. 이 가운데 공주시의 현재 MBTI가 INTP, 희망 MBTI가 ESTP로 진단된 점은 흥미롭다. 현황과 특징 면에서 자연자원(N)이 풍부하지만 더 편한 도시환경(S)을 희망하는 것은 어느 도시든 공통 요인이 될 지점이다. 인구감소지역 종합(정량)지표와 결합해 정책 축이 되려면 무엇보다 지역 특성을 살리는 국가균형발전이란 원론에 충실해야 한다.
주민 대상으로 조사한 인식과 선호는 MBTI 심리검사의 자기보고식 검사의 취약성까지 닮을 수 있다. 실제는 내성적이나 외향적이라고 믿는 경우처럼 지역 현안을 객관적으로 진단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 지역의 심층적 고민이 특정 유형 속에 묻혀버리면 대응 전략이 틀어지게 된다. MBTI의 한계를 버리고 강점만 취해야 하는 점도 사람과 지역의 공통점이다. 이것이 심리를 분석하는 진단도구가 지역소멸 억제에 응용되기 위한 기본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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