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읍할매집.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자가용으로는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 방향으로 내려갈 때 나타나는 최초의 군이다.
옥천역 왼편 사랑의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주기도 하니 자전거를 타고 옥천의 구읍 골목마다 자리한 옛 도시의 문화유적에서 역사의 숨결도 느껴보며 맛있는 여행을 시작해 하자.
조선 문종, 세조, 성종 때의 문신이며 학자인 서거정 (徐居正, 1420년~1488년)은 적등원루기(赤登院樓記)의 기문에 "옥천은 남쪽 지역의 집중지이다. 서울로부터 충청도로 가고, 충청도로부터 경상도로 가는 길목이어서, 사신과 여행자들의 왕래하는 말굽과 수레가 날마다 서로 연이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권 에 나와 있다.
이를 보면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교통의 요지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초 세종(世宗) 때 집현전(集賢殿) 학사로서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의 초고(草稿)의 대부분을 쓴 남수문(南秀文 1408~1443년)은 '옥천(沃川)은 충청도의 이름난 고을이다. 산은 높고 물은 맑고 토지는 비옥하며, 물산도 풍부하고 아름다운 기운이 뭉친 곳이어서 훌륭한 인재도 나왔다. 그러므로 사학(士學)이 다른 군에 비하여 제일이었다.'고 『동문선(東文選)』제81권 옥천군 향교루 기(沃川郡鄕校樓記)에 길고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옥천(沃川)은『 소학 (小學)』과 『 가례 (家禮)』 등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이자, 송자(宋子)라고 존칭 받은 대학자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 ~ 1689)이 태여 난 곳이며, 옥천(沃川)의 구룡촌(九龍村)에서 자주 머물렀다.
특히 옥천하면 가수 이동원(李東源)의 향수(鄕愁)가 귓전에 맴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옥천은 정지용(鄭芝溶)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56, 초가로 되어 있는 그의 생가 마당에는 우물이 있고 감나무, 배롱나무, 산수유, 아그배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옆에는 문학관이 있으며, 앞에는 실개천이 흐른다. 비록 지금은 옛 모습이 아닐지라도 그의 작품에 녹아 있는 공간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도토리묵. (사진= 김영복 연구가) |
'구읍할매묵집'은 1946년부터 장사를 한 노포로 예전에 처음 장사를 한 할머니가 생존해 계셨을 때는 국산도토리가 떨어지면 도토리를 구할 때 까지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문을 닫고 장사를 안했다고 한다.
직접 콩 농사를 지어 간장을 담고 매년 풋고추 10가마를 삭혀 고추지를 담고, 겨울에는 연한 대백무로 동치미를 담는다고 한다.
이 집의 동치미는 국물이 발그레한 것이 톡 쏘는 맛이 청량음료처럼 시원해서 묵과 함께 먹으면 입안이 개운하다.
특히 메밀묵은 여름에는 재료가 부족해 겨울부터 봄까지만 판매하는 한정판 메뉴라고 한다.
부소담악.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우선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이백6길 126에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이자 의병장인 조헌趙憲, 1544~1592)이 뛰어난 경치를 벗 삼아 풍류를 즐기며, 제자를 가르치던 곳에 김만균이 조헌의 업적을 기리고자 세운 이지당이 있다.
조헌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청주를 되찾고 금산전투에 참여하였다가 목숨을 잃었다. 의병장이면서도 뛰어난 학자로서 이이의 학문을 계승·발전시켰다.이지당은 조헌의 사후 80여 년 뒤인 1674년 무렵 김만균이 건립하였으며,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의 <시전(詩傳)>에 나오는 "高山仰止 景行行止(고산앙지 경행행지)산이 높으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밝은 행실은 따르지 않을 수 없다.)"라는 문구를 빌려 '이지당(二止堂)'이라 하였다.
이지당은 조헌 사후에 정사로 활용되어 기호학파의 학맥을 이으며 유지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건물의 규모는 정면 6칸, 측면 1칸이다. 몸채 좌측에 3칸, 우측에 2칸의 익랑을 연결한 'ㄷ' 모양 기와집으로 구성하여 조선 후기의 소박하고 단아한 건축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양 익랑을 중층의 누를 덧붙여 지은 경우는 매우 드문 형태여서 가치가 높다.이지당은 금강 상류의 한 지류인 서화천을 굽어보는 산비탈에 터를 잡아 앞으로는 유유하게 흐르는 강이 펼쳐지고, 뒤로는 기암에 기대고 있어 사계절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메밀묵.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조선시대 학자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추소팔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절경이다. 부소담악은 처음부터 물가 절벽이 아니었다.
원래 산이었었는데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기면서 물위에 병풍바위를 둘러 놓은 듯한 풍경이 되었다.
부소담악을 제대로 볼려면 건너편 배를 타고 미르정원에 가서 그곳 전망대나 환산(580m)에서 봐야 제대로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용이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형상이라는 날카로운 바위능선' 능선을 따라 들어가 본다. 협소한 능선길 아래는 시퍼런 물이 악어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아찔한 낭떠러지다.
추소정(湫沼亭)은 추소리 마을 이름을 딴 정자로 대청댐이 수몰되기 전 이곳에는 추동마을 부소마을 절골 등 세마을이 있었는데 이후 절골을 제외한 두 개 마을터가 물속에 잠겨 추소리는 추동마을의 "추"와 부소마을의 "소"자를 가져와서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뒷산 봉우리를 둔주봉이라 한다.
이곳은 옥천 9경 중 제1경이라 하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한해 5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곳이라 한다.
무성한 숲 등산로를 지나 둔주봉 정상(384m)에 오르기 전, 전망대(275m)에서 보이는 한반도 지형은 굽이굽이 금강 줄기가 만들어 낸 절경이라 할 수 있다. 이 지형의 길이는 실제 한반도를 1/980로 축소한 1.45㎞로 동·서가 바뀐 모습이지만 거울에 비춰보면 정말 한반도와 똑같다고 한다.
안남 면사무소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안남 초등학교 정문 앞으로 이동하면 마을 어귀에서 탐방로는 시작된다. 고갯마루까지 1.4km는 평화로운 안남의 산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 둔주봉 정상까지의 거리는 0.8km 남짓 된다. 등산로 입구에서 쉼터가 있는 곳까지 0.27km 구간을 지나고 시작되는 오르막 구간은 0.07km 구간. 이 구간을 지나고 나면 더 이상의 힘든 오르막 없이 산책을 즐기며 호젓한 산길을 걷는 여유로움이 정상까지 계속된다. 둔주봉 가는 길은 솔향기 물씬 풍기는 소나무 숲이 인상적인 곳이다.
생선국수는 옥천군의 향토음식이다.
옥천 동치미. (사진= 김영복 연구가) |
하천에서 천렵(川獵)을 하며 잡은 민물고기로 1960년대부터 매운탕을 끓여 밥 대신 국수를 넣어 먹던 것이 시초라고 한다.
서금화(96) 할머니는 1962년 7월 17일 청산면사무소 바로 앞에 생선국수가게를 처음으로 '선광집'이라는 이름으로 열었다.
민물고기를 푹 끓인 육수에 고추장 양념을 넣고, 여기에 면을 말아먹는 '청산 생선국수'의 원조다. 면을 후루룩 빨면 고추장 냄새와 함께 입 안에 오물오물 흐트러진 생선살이 씹힌다. 1981년 방송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그 후로 생선 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들이 하나, 둘 늘어 이 지역을 '생선 국수 골목'이라 부르게 되었다.
옥천의 생선 국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매운탕에 단지 국수만 말아놓은 것이 아니다.
민물고기 잡어를 푹 고아 뼈를 발라 낸 후 고추장을 풀어 걸쭉하게 끓여 낸 '진국' 국물이 옥천 생선 국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옥천 생선 국수는 일정 시간 생선을 끓인 후 가시를 체로 걸러내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칼슘이 풍부한 생선의 뼈와 가시가 국물에 녹아들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끓여내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대박집.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이 집은 주인이 직접 금강에 나가 붕어, 칠어, 잉어, 참붕어, 자연산 메기, 쏘가리, 누치를 잡아 국수를 끓인다. 금강에서 잡은 물고기는 비린내가 안 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특히 이집 생선국수는 국물이 묽지 않고 걸쭉해 그야말로 진국이다.
민물 물고기를 12시간동안 고음할 때 생강, 감자, 메주콩을 넣는데 이는 생선 육수를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메주콩은 잉어와 붕어 뼈를 무르게 하고 비린내를 많이 잡는다고 한다.
이렇게 끓인 민물생선국에 국수를 넣어 생선국수를 만드는데, 면을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밥에 마는 생선국밥도 메뉴로 내놓고 있다.
도리뱅뱅. (사진= 김영복 연구가) |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담아 나오는 '도리뱅뱅'은 빙어, 피라미를 튀긴 음식이다. '뱅뱅 돌아가면서 민물고기를 놓다', '그릇을 뱅뱅 돌려가며 먹는다'는 뜻이다.
프라이팬에 4~5㎝ 크기의 작은 물고기를 원형으로 놓고 30~40초가량 초벌을 한 뒤 기름에 튀긴다. 물고기가 딱딱해질 때쯤 꺼내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을 발라 깻잎, 고추, 마늘 등 고명을 올려 완성한다. 고소하고 바삭해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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