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와 시비가 투입되는 세종 국제정원박람회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77억원이 반영돼 국회 예산심의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민주당 시의원들은 예산안이 국회에서 최종 반영 여부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과 20%에 불과한 국비 지원 규모를 문제 삼고 있다. 국회의 정부 예산안 통과 시점 이후 예산을 편성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이에 최민호 시장은 '시정 발목잡기'가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국제정원박람회는 중앙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 등 전국 최고 녹지 비율을 갖춘 행정수도 세종시의 성장 동력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정부는 국제행사로 승인했고, 기획재정부는 관련 예산을 정부안에 포함시켰다. 재정 압박을 받는 기획재정부가 정원박람회 예산을 반영한 것은 사업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국·시비 매칭 사업인 정원박람회 예산이 정작 세종시의회에서 부결되면 국비 배정 명분은 사라진다.
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하고, 예산까지 반영한 사업이 지방의회에서 제동이 걸리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호남 정치인들은 지역과 시민을 위한 사업이라면 한 푼의 예산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것이 일상이다. 국비 확보가 걱정이라면 시의원과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정쟁으로 밤낮을 지새우는 중앙정치권의 모습이 행정수도 세종에서 재연되는 것은 보기 불편하다. 23일 열리는 세종시의회 임시회에서 갈등을 해소할 전환점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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