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선출을 둘러싼 감투싸움으로 '식물 의회'로 전락하며 민생을 내팽개친 구의회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만 혈안이 됐다는 눈총이 따가운 것이다.
22일 대덕구의회에 따르면 앞서 6일 의원발의 조례안 18건을 입법 예고했다가 최근 갑작스럽게 홈페이지에 입법 예고된 조례안들을 삭제했다.
입법 예고된 조례안 중 '대덕구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향한 지적이 거세지자 뒤늦게 삭제한 것이다.
해당 조례안은 최근 청탁금지법 개정에 따라 1인당 식가가액을 상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례개정으로 1인당 식사 가액을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게 된다.
이를 두고 의회가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지 못해 입법 예고를 할 수 없어 순서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의원들의 무책임한 원 구성 실패로 의장 자리가 공석이다. 말 그대로 의회 운영, 사무 모든 업무가 정지됐다"라며 "원 구성이 되지 않았으니 당연히 입법을 진행할 수 없다. 원 구성과 민생 현안보다도 업무추진비와 의원들 식사가액에만 관심있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구의회는 주민 알 권리 차원의 목적이었다며, 의장 선출이 완료된 후 다시 입법 예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삭제 조치로 해당 문제가 일단락됐긴 했으나 의회 파행으로 인한 혼선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해당 사례처럼 시급한 조례나 동의안 등 안건이나, 민생 정책, 사업 등이 지연되면서 대덕구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에게 돌아간다.
구의회는 현재 전반기 의장 연임을 두고 찬반 의견이 4대 4로 극명하게 갈리면서 이미 세 차례나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당장 삭제된 18개의 조례안 등 안건 처리에 나서야 하지만 의장이 공석인 탓에 난항이 예고된다.
24일 임시회를 열고 네 번째 의장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양측 의원들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참여연대는 "의회가 뒤늦게 원 구성을 하더라도 11월부터 예정된 행정사무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의 의결 등 제대로 된 업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라며 "의원들은 원 구성 실패 기간 받은 의정 활동비를 반납하거나, 그마저도 못하겠으면 사퇴해라"고 요구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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