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산사태와 홍수로 18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부상자만 해도 800명 이상이다. 주민 150만 명이 전력 공급 없이 지내는 등 베트남 북부 전역은 혼란에 빠졌다.
까오방 지역엔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을 덮쳤고 최소 19명이 사망했고 36명이 실종됐다. 이 지역 고속도로로 바위와 흙더미가 쓸려 내려와 29인승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대다수가 실종됐다. 구조대가 급파됐지만 산사태로 사고 현장 접근이 어려웠다.
또 푸토성 홍강의 퐁차우 교량이 무너지면서 8명이 실종됐다고 VN익스프레스는 밝혔다. 구조당국은 하노이 쭈엉즈엉대교 등에 대해서도 통행을 금지했다. 주택 4만8천 채 이상이 침수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홍수와 산사태 등에 대비해 주민 약 5만명이 대피하고 하노이, 하이퐁 등 4개 공항은 폐쇄됐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하롱베이가 있는 꽝닌성은 선박 운항도 취소됐다. 수도 하노이, 하이즈엉성, 박닌성 등에서도 나무 수천 그루가 뽑혔고, 전봇대가 쓰러지거나, 주택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산업계의 피해도 상당했다.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최대 수출항인 하이퐁에서는 태풍 피해로 사업체 수십 곳이 조업을 재개하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LG전자 공장이 강풍으로 일부 무너진 것을 비롯해 몇몇 공장의 천장이 날아가고 공장 설비, 완제품이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다. 박닌의 삼성전자와 폭스콘 공장 등도 홍수 피해를 봤다.
하이퐁과 이와 인접한 꽝닌성에서 전봇대들이 강풍에 쓰러져 전력 공급이 차질을 겪고 있는 점도 조업 재개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태풍에 따른 이 지역 산업계의 피해 규모를 추산 중이며 초기 집계 결과 100곳 가까운 기업이 총 수백만 달러 규모의 태풍 피해를 입었다고 관영 일간 라오동이 전했다.
김채린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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