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반기 공개된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용역안. 사진은 중앙녹지공간의 주요 기능 배치도. 사진=세종시 제공. |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2차 추경 예산안 삭감의 이유로 국비 확보 불투명 상황을 내걸면서다. 그 결과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준비에 필요한 조직위원회 운영 등의 출연금 14억 5200만 원은 전액 삭감됐다. 9월 10일 폐회한 제91회 임시회 결과물이다.
이현정(고운동) 시의원은 다음 날인 9월 11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자 민주당을 대표해 나선 기자회견에서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의 승인, 국무회의 통과 사실만 놓고) 77억 원의 국비가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과장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꼬집었다.
아직 하반기 정기국회를 통한 정부 예산안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최종 반영 여부를 낙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총사업비의 20%에 불과한 국비 지원 규모도 문제 삼으면서, 국회의 정부 예산안 통과 시점 이후 2025년 본예산으로 편성해도 늦지 않다는 인식도 보여줬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국민의힘과 최민호 시장, 시 집행부는 '시정 발목잡기'와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로 받아들이며 반론을 제기해왔다.
매년 정부 예산안 반영의 프로세스와 관례로 보면, 그 간의 절차만으로도 사업 추진의 동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지난 달 기획재정부의 국제 행사 승인과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한 박람회 조직위원회 승인, 국무회의의 국비 77억 원 지원 의결 과정을 지칭한다.
국내 곳곳에 확산되고 있는 정원 인프라. 세종시는 이의 컨트롤타워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국립세종수목원을 확보한 상태다. 사진=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세종시의회의 박람회 예산 삭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관련 국비 예산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박람회 국비 예산이 정부안에 반영된 상태에서 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데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내보였다. 지역 발전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운 결과라고 봤다.
강승규 의원은 "최근 10년간 정부가 승인한 국제행사 예산이 정부안에 반영된 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사례는 전무하다"며 "이번에 세종시 지방비 삭감으로 해당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쟁점 사안으로 부각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종과 대전 지역에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전무하다. 세종시장을 포함한 충청권 시도지사의 역점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기재부는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국제행사로 승인하면서, 2026 태안 원예치유박람회와 연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종시와 충남도가 협업을 통해 충청권 발전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 각별한 책임감을 갖고 예산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국립세종수목원 관계자들도 우려 섞인 시선을 조심스레 내보이고 있다.
수목원정원관리원의 고위 관계자는 "전국 수목원을 관할하며 세종시에 자리를 잡은 우리 기관 입장에서도 (최근의 논란이) 안타깝다"며 "2026 박람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전문가 인프라와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적극 뒷받침하려고 한다. 정파적 이해와 관계 없이 함께 만들어가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보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탰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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