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 대전대 전 디자인아트대학장 |
천주교의 카리타스(애덕활동)가 지은 작은 자선으로 밀가루 2포대의 기적이 일고 나눔의 경제 미학을 간직한 지역의 한 빵집이 요즘 참으로 도시를 엄청 뜨겁게 달구는 기폭제가 되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른 새벽부터 여행 캐리어를 들고 대전을 찾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56년을 기점으로 시작하여 지난 2016년 가을 60주년이 된 묵직한 역사 뒤에는 화재가 일기 전 목재로 된 옛 일본식 가옥이 있었다. 사진은 당시의 소소한 건축이 배경으로 등장하고 그 빛바랜 사진 주변에는 흙 더미와 잡동사니로 어수선한 시절의 짙은 배경이 어우러져 있다. 대전의 구도심 대종로와 일본식 발음인 중교통으로 더 알려진 중교로가 만나는 지점에 천주교 대전 교구 성당이 있고, 길 건너엔 작지만 어딘지 역사적인 냄새가 깊은 건축 한 채가 모서리에 파빌리온처럼 서 있다. 오래 전 지역의 농산물품질관리를 맡아 온 관공서였고 지금은 대전 시립 미술관 창작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성심당 개업 2년 뒤인 58년 건립된 등록 문화재 100호 건축으로 대전 근대 건축의 한 축을 간직한 곳이다. 그전에 구도심의 상징처럼 서 있는 천주교 성당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기념비적 건축으로 외모는 현대건축의 모습이지만 10칸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어 시련의 역사를 온전하게 간직한 기념비적 대전의 건축물이다. 그 재료와 표현은 현대건축의 간결함을 지니지만 배경은 고전의 수사와 열정을 담고 있는 한국 모더니즘의 기량을 지닌다. 고전성과 근대의 절충된 답습 매너들을 간직한 이 지역의 건축 역시 이런 현대건축의 통로를 지나고 있었다. 대전 구도심의 근대건축들은 많은 질곡 속에서도 나름 갈무리되어 잘 유지되고 있고 지배역사 속에 우리의 역사가 동시에 바느질되어 아픈 역사를 현재에 같이 하는 것이다. 쉽게 보이지 않는 소중한 힘의 한 지류이고 역사적인 건축들이 지켜지는 지역의 저력은 바로 한 무리의 지역 건축 연구자 통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학습의 도시건축이자 역사의 지난 통로를 보는 도시 중심의 가로길 중교로 변은 지난 100년의 역사를 한곳에 모아 보는 역사 도시의 짙은 자취이기도 하다.
역사의 산책길 중교로를 돌아 바로 길 건너에 마주한 성당과 성심당은 떼어 낼 수 없는 깊은 관계로 묶여 있다. 성당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이곳으로 자리한 설립자의 숭고한 정신이 가장 큰 은덕의 시작이라 생각된다. 전쟁은 모든 것을 빼앗고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들었기에 이주민의 삶은 말할 수 없을 만큼 팍팍했을 것이고 그래서 이런 나눔의 삶이란 경로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크고 높은 건축 짓기에 빠지지 않고 빵을 지어 나누고 평범하게 삶을 이어갔다. 그 곳에 바로 지금의 성심당 옅은 붉은색 벽돌집이 위치 해 있다. 역사의 산책로인 대전의 중심 구도심을 이어가는 이곳은 빵 굽는 도시의 이야기들을 찾아 빵과 시간을 만나러 오는 이들로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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