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시민단체, 조선식산은행 건물 항일기념관 활용안 반발

  • 전국
  • 충북

충주 시민단체, 조선식산은행 건물 항일기념관 활용안 반발

"역사 왜곡·독립운동가 모욕" 비판…박상호 시의원에 철회·사과 요구
충주시 일제 잔재 복원 사업 문제 제기, "역사의식 없는 행정" 지적

  • 승인 2024-09-19 09:23
  • 홍주표 기자홍주표 기자
조선식산은행
옛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
충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을 항일종합기념관 및 승전기념관으로 활용하자는 충주시의회 박상호 시의원의 제안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19일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을 비롯한 '조선식산은행충주지점 복원 반대 시민행동', '충북윤석열퇴진시민운동본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박 의원의 제안이 "충주역사를 망각하고 항일투쟁의 역사를 왜곡하며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무책임하고 몰상식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박 의원은 12일 제288회 충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충주에는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기념관이 없고, 항일운동 자료나 전쟁 승전자료를 한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공간이 없다"며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을 항일종합기념관이나 승전기념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조선식산은행은 일제강점기 경제 침탈을 통해 조선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노예로 만든 핵심 침략기구였다"며 "충주지역의 식민지배와 수탈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규정했다.



또 "일제 잔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도 선조들께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지경인데, 항일기념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일제강점기 항일투쟁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충주의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며,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의한 도시 초토화와 일제강점기의 식민지배 등 충주가 겪은 아픈 역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의 제안을 "광주 금남로에 전두환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해당 제안의 철회와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들은 충주시의 일제 잔재 복원 사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단체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지역사회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북돋으려는 의지와 노력은 찾아볼 수 없고, 단지 일제 잔재의 복원에만 몰입한 역사의식도 문제의식도 없는 충주시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은 1933년 12월에 신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광복 후 한일은행 건물로 사용되다가 1980년대 초 민간에 매각됐다.

충주시는 최근 3년 동안 23억 원을 들여 이 건물의 외관을 복원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