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 |
19일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을 비롯한 '조선식산은행충주지점 복원 반대 시민행동', '충북윤석열퇴진시민운동본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박 의원의 제안이 "충주역사를 망각하고 항일투쟁의 역사를 왜곡하며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무책임하고 몰상식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박 의원은 12일 제288회 충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충주에는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기념관이 없고, 항일운동 자료나 전쟁 승전자료를 한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공간이 없다"며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을 항일종합기념관이나 승전기념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조선식산은행은 일제강점기 경제 침탈을 통해 조선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노예로 만든 핵심 침략기구였다"며 "충주지역의 식민지배와 수탈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규정했다.
또 "일제 잔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도 선조들께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는 지경인데, 항일기념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일제강점기 항일투쟁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충주의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며,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의한 도시 초토화와 일제강점기의 식민지배 등 충주가 겪은 아픈 역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의 제안을 "광주 금남로에 전두환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해당 제안의 철회와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들은 충주시의 일제 잔재 복원 사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단체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지역사회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북돋으려는 의지와 노력은 찾아볼 수 없고, 단지 일제 잔재의 복원에만 몰입한 역사의식도 문제의식도 없는 충주시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은 1933년 12월에 신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광복 후 한일은행 건물로 사용되다가 1980년대 초 민간에 매각됐다.
충주시는 최근 3년 동안 23억 원을 들여 이 건물의 외관을 복원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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