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된 대전교도소가 과잉수용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상태로 수용시설 부족으로 재판 당사자의 이감도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대전교도소 민원봉사실 모습. (사진=대전교도소 홈페이지 캡처) |
18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노후 대전교도소의 정원 초과 수용 문제는 법원의 재판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전교도소는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기결수와 선고 전 미결수를 포함해 총 20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1984년 조성됐지만, 실제 교도소에 수용된 수형인은 지난해 기준 2500명을 웃돌아 수용률 125%에 이르고 있다.
구속 상태의 수형자 5~6명이 한 방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에 1~2명씩 추가로 수용되어 24시간 생활하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이들의 교정을 돕고 재사회화를 교육하는 교정공무원은 정원 수준에 머무는 상황으로 과잉수용이 이뤄지는 만큼 수형자 관리에 사각지대는 넓어지게 된다.
특히, 다른 지역 교정시설에 구속된 피고인이 대전에서 재판을 앞두고도 대전교도소로 제때 옮겨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홍성이나 서산 등에서 1심 선고를 받고 항소해 대전고등법원으로 이관된 사건의 당사자들이 대전교도소에 빈자리가 없어 재판 기일을 앞두고도 이감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변호인을 접견하기 어려워져 재판을 받을 권리와 동등한 방어권이 훼손되고 심지어 변호사 접견할 여유 없이 재판에 임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대전법원에서 발생한 구속피고인의 변호사 상해 사건 역시 교도소 과잉수용에 따른 수형자 관리 공백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훈진 대전변호사회 회장은 "대전교도소는 적정한 수준보다 많은 수형인을 수용하고도 교도관은 부족해 교정과 교화, 재사회화를 위한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라며 "옮길 수 있는 대체지를 확보한 전국 유일한 교정시설인데 인권 보호라는 국가가 본연의 의무를 수행함에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가 대전교도소 이전·신설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으로 지정하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최근 밝히면서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상재 대전·충남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국민의 인권 보호와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가장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할 정책에 경제적 타당성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고, 기본권을 지킬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교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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