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도 추석 연휴에는 설 연휴 대비 2배 가까운 병원이 문을 여는 것으로 집계된다. 가장 염려스러운 건 의료 최전선이라 할 응급실이다. 의료수가를 한시적으로 올려 비상의료체계가 금방 원활해질 리는 없다. 응급실 의료실태 조사로는 65%가 의료 공백을 겪는다. 환자가 호소하는 체감도는 더 나쁘다. 의료 공백은 가짜뉴스 아닌 현실이다. 지역 보건소와 공립병원도 비상한 의료 대응으로 제때 치료를 못 받았단 소식이 들리지 않아야 한다. 응급실 블랙리스트와 거짓 정보 등 '의사 괴롭힘'은 싹부터 잘라야 할 병폐다.
응급실 파행 운영을 부른 의정 갈등 장기화도 연휴 이후엔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 이견이 안 좁혀지면 가능한 의료단체부터 여야의정 협의체를 먼저 출발시켜 논의의 동력을 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휴 기간에라도 상관없다. 의대 증원을 포함한 어떤 문제든 환자를 위한 대화에 나서 오류를 오류로 덮을 생각일랑 말아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해소가 사실상 의료개혁의 본질이다. 필수·지역의료 육성 지원은 늦추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다. 지역에서 일할 가능성만이 아닌 실제로 일할 '지역 의사'가 필요하다. 병원 뺑뺑이란 조어는 사라지는 게 마땅하다.
당장 추석이 문제다. 지자체 비상의료관리상황반과 당직 병의원을 중심으로 응급의료 체계 유지 특별대책이 최대한 작동하길 바랄 뿐이다. 전국 15곳에 지정하는 거점 지역응급의료센터 운영 또한 원활해야 한다. 혹시나 아프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마음이 앞선다는 말을 자주 듣는 추석이다. 특별히 안전을 선물하는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 추석 명절민심도 의정 갈등이 풀려 지역의료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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