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원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모습.사진=세종시 제공. |
외형상 재정난에 숨통을 열어주는 결단으로 볼 수 있고, 시일에 쫓겨 일회성에 그칠 공산이 높은 사업들을 재정비한다는 관점에선 긍정적 대목으로 다가온다.
문제는 이로 인한 부정적 파장에 있다. 2026 정원도시박람회의 경우, 2023년 사전 준비를 위한 예산 6억 원 심의·의결에 배치됨과 동시에 이를 위한 조직 개편과 인사 배치 완료에 따른 시정 혼선이 불가피하게 됐다.
화훼·묘목·조경수 농가와 시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 훼손, 숙박업과 음식점 등과 관련한 소상공인과 업계의 기대감 반감, 국립세종수목원과 중앙공원, 호수공원 등 중앙녹지공간 잠재력 강화 발판 무산, 기획재정부의 국제 행사 승인 및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 통과로 조직위원회 정원 승인, 77억 원 국비 지원안의 국무회의 의결 성과 무위, 정원 관련 미래를 설계한 시민들의 날아간 꿈 등의 악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박람회 개최 이후 관광과 화훼·조경 산업 활성화, 3000억 원 규모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 22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도 포기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세종시의 대외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국비 지원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023 빛축제의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모습. 사진=중도일보 DB. |
무엇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한 겨울철을 맞아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없게 됐고, 2023년 시행착오를 겪으며 맞이한 11만 5000여 명 방문 수치(23%가 타 지역), 인근 수변 상가 매출액 31.5% 증가(전년 대비), 와 국비 40억 원을 확보해 추진 중인 한국영상대 하이브(HIVE) 사업과 협업 효과, 영상대 학생들의 현장 활동 기회 등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최민호 시장은 "정원박람회는 2026년까지 384억 원 투자액 중 시비 154억 원을 필요로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으로 보면, 충분한 투가가치를 지닌다"며 "하지만 예산 삭감과 함께 해당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미진한 부분은 의회와 소통하며 개선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렸음에도 이번 결정에 절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 시는 공원·녹지·국립세종수목원·옥상정원·금강 등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정원관광 산업은 우리 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필수요소이자 미래 먹거리"라며 "기재부와 행안부의 승인 절차, 국무회의를 통한 국비 확보만 보더라도 타당성은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이번 임시회의 추경안 처리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크고 받아들이기가 괴롭기만 하다"며 "단지 저의 공약 사업이어서가 아니라, 의회에 제출한 계획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우리 시의 미래 먹거리와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갈등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면서, 협치와 소통의 길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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