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오후 진행된 예결위 모습. 사진=시의회 제공. |
2개 사업 모두 공약이란 정치적 약속을 떠나 미래 세종시 발전의 한 축으로 고려됐으나, 민주당 시의원들은 '준비 미흡', '재정난 아래 시급성 부족'이란 판단과 함께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9월 10일 끝난 제91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 결과를 다시 보면, 2026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운영비 14억 5213만 원은 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 결여를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2026년 4~5월 개최를 앞두고 지난 달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 승인을 얻었고 국비 77억 원을 사실상 확보했으나 의원들은 이 같은 흐름을 중요치 않게 봤다.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확정한 울산시보다 늦은 준비에 나서고도 2년 앞서 개최를 하는 흐름이 자칫 졸속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일각에선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발전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중앙정부가 승인한 예산을 지방의회가 삭감한 행위를 두고, 주민 소환제를 발동해야 한다는 강경한 비판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부족하더라도 세종시 중앙녹지공간의 잠재력과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 경재력이 있는 '정원 산업'을 키워가야 마땅하다는 인식에서다.
지역사회에선 2025년 상반기 제1회 추경을 통해서라도 정원도시박람회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제언도 하고 있다. 남은 기간 정쟁이 아닌 미래 발전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과 이견을 좁혀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국비 77억 원 확보를 위한 올 하반기 정기국회 심의가 무색해진 건 사실이다. 세종시의 대외 신뢰도 역시 급락할 수 없는 형국이다.
9월 10일 제91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사진=시의회 제공. |
문화관광재단 관광활성화 지원 명목으로 반영한 6억 원이 전액 감액됐기 때문이다. 명목상 긴축 예산 구도 아래 축제 예산을 삭감해 재정 악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결론으로 나아갔다.
연말 재야 행사 형식의 2억 5000만 원 반영이란 수정안도 협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로써 겨울철 비수기 이응다리 주변과 세종시 일대 전반은 한산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됐다. 빛 축제와 연계 행사로 준비해온 한국영상대의 하이브 사업 2억 원(국비)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없게 됐다.
결국 정원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 삭감은 향후 지역 화훼 협회와 소상공인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최고 수준의 공실률과 임대료, 폐업 반복이란 악순환이 빛 축제로 조금이나마 거둬 질 것이란 기대를 모았으나, 민주당은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치보다 재정 안정화에 무게를 뒀다.
이응패스 월 정액권 사업비 14억 5400만 원은 유지됐다. 때마침 9월 10일 5만여 명 가입자와 함께 사업이 시작되면서, 의회 차원으로도 손을 보기 힘들었다.
최민호 시장과 집행부는 사실상 의회 쇼크를 받아 향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지자체장의 고유 권한인 재의 요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방의회의 의결이 ▲월권이거나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치는 경우 ▲예산상 집행할 수 없는 경비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무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경비. 비상재해로 인한 시설의 응급 복구를 위하여 필요한 경비를 줄이려 할 경우 등에 있을 때 해당한다.
시장은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 이유를 붙여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 여부를 가를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 의석수가 전체의 35%에 불과해 사실상 재의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방법도 남겨져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2023 빛 축제의 한 공간. 사진=세종시 제공. |
2026 정원도시박람회의 밑거름이 된 2022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사진=세종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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