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상 정부는 2%대 상승률로 물가 안정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내세운다. 충청지방통계청 소비자 물가동향으로 봐도 세종을 제외하고는 상승률이 2% 밑까지 낮아져 안정적인 흐름이다. 물가지수와 체감물가 간 괴리는 물론 크다. 햇과일 출하 등으로 좀 꺾여 있지만 장기간의 고공행진으로 물가 수준 자체가 높아진 상태여서다.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미세하게 줄어든 효과마저 식품업체가 줄줄이 올린 가공식품 가격이 무용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은 냉랭하다.
대전은 전기·가스·수도 등 항목별로 뜯어보면 4.0%까지 오르는 등 편차가 있다. 국제유가가 연중 최저치지만 유동적이다. 중동 무력 충돌이라는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배럴당 115달러 이상이면 물가는 곧 4% 위로 치솟는다. 인상을 자제하던 제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 요인도 조심해야 한다. 정부 가용물량을 풀며 물가 안정을 자신하는 건 좋지만 추석 코앞의 가격 인상 행렬 뒤인 점은 아쉽다. 할인행사를 끝낸 연휴 이후엔 물가 급등으로 인식하게 된다. 체감가격에 민감한 소비자 입장에선 그렇다.
20대 추석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2021년 수준으로 잡은 정부 목표 역시 나무랄 수는 없다. 3년 전으로 가려면 농산물은 최대 40~50%, 수산물은 최대 60% 할인해야 할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단기간 먹거리 수요가 급증하는 명절 물가관리부터 우선 잘해야 한다. 추석은 물가 상승을 강하게 압박하는 기간이다. 물가 부담을 여기서 덜지 못하면 지역경제는 연착륙이 힘들다. 추석 연휴 이후까지 물가 안정화에 성공해야 내수 회복 시기가 앞당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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