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의원이 9월 9일 오전 본회의를 통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시의회 방송 갈무리. |
최 의원은 9월 9일 오후 2시 열린 시의회 제91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그가 사전에 예고한 주제는 '시민을 위한 공유재산 철저히 관리'였으나 '추경예산 삭감 규탄' 발언으로 급선회하면서다.
그도 그럴 것이 9월 10일 추경 예산 및 조례안, 기타 안건 등의 처리를 위한 3차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2차 본회의는 무게감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최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통하는 '추경 3종 세트'가 모두 삭감될 수순을 밟고 있었고, 이에 대한 정상화 없는 본회의가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었다.
쟁점은 ▲'이응패스 월 정액권 사업비 14억 5400만 원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운영 등의 출연금 14억 5200만 원 ▲2024 세종 빛 축제 예산(문화관광재단 출연금) 6억 원에 이르기까지 3개 사업에 35억 600만 원의 반영 여부로 요약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현정 의원)를 중심으로 3개 사업 예산 삭감에 무게중심을 실어왔고, 최민호 시장과 집행부, 국힘 의원들은 정상 반영으로 맞서왔다.
최 의원은 이날 의회 회의 규칙 위반을 불사하고 때로는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시종일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소통과 협치를 입버릇처럼 강조해왔고, 집행부 견제의 궁극적 목적 역시 시정 발전과 시민의 행복에 있다는 주장을 강변해온 과정이 무색해졌다"며 "3개 사업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좌초될 위기에 있다. 그 책임은 예산안 확정을 이끌어야 할 예결위원장, 다수당인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9월 4일부터 이날까지 추경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동안 목청 높여 내세운 대의가 한낱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3개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어필했다. 이응패스는 9일 현재 시민 5만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호응을 보이고 있고, 국제정원박람회 역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정책성 분석을 거쳐 태안 및 울산과 같이 기획재정부로터 국제행사로 승인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빛 축제는 지역경제활성화와 소상공인 어려움 지원 등의 취지에 대한 몰이해로 규정했다.
최 의원은 "정원박람회는 국무회의를 통과했음에도 시의회 문턱을 못 넘어 혼돈의 상황에 놓였다. 이는 지방의회 권한을 넘어선 월권 행위이자 권력 남용이라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재정 상황 우려도 중앙정부 승인 과정에서도 이미 충분한 논의를 거쳐 450억여 원 총사업비가 최종 384억 원으로 조정됐다"고 항변했다. 민주당의 오판으로 인해 세종시의 국내·외 신뢰도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최소 1000명의 일자리 창출, 3000억여 원의 경제 파급 효과, 지역 화훼 산업 활성화를 안고 있고, 시민 85%가 찬성하는 행사를 실패로 몰아가려는 것은 현저하게 공익을 해치는 것"이라며 "9월 10일 이응패스 사업이 무산될 경우, 그 책임 역시 민주당에 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 무산 시도가 민주당의 의도적인 시정 발목잡기,시민의 이익을 외면한 정치 공세란 점을 다시금 환기했다.
최원석 의원은 "동료 의원 여러분! 소속 정당에 따라 방식이 다를 뿐, 큰 목적은 같다고 생각했다. 소통과 공감, 신뢰 등의 의회 모토 역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 믿었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집행부를 통해 수많은 자료를 요구하고, 수차례 설명을 듣고도 소속 정당의 입장에 따라 한치의 변화도 없고 대안도 찾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무엇을 위한 의정활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채성 의장이 이날 최 의원 발언을 제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현미 의원은 손을 들어 이의를 신청했고, 이현정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의장이 수용하면서 정회가 이어졌다. 이현정 예결특위위원장은 정회 후 "그동안 예결위를 통해 의원님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아직 본회의 폐회나 예결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되지 않은 최원석 의원의 발언은 유감"이라며 "시의회의 규정과 절차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최 의원의 돌발 행위를 놓고,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통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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