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 앞에 붙은 안내문. |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의 축소 운영으로 시작된 의료 공백의 여파가 점차 확대되면서 연휴 중 발생할 중증 응급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응급실 전문의 7명 중 5명이 집단 사직한 후 9월 1일부터 주말과 휴일에는 응급실 문을 닫고, 평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응급환자 대부분이 충주의료원으로 몰리고 있어 이 병원 응급실은 이미 과부하 상태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의원급 병원들이 문을 닫아 경증 환자들까지 응급실을 찾게 되면서 평소보다 1.5배 정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응급실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창규 충주의료원장은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평소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늘었다"며 "현재 근무 중인 응급실 의사 5명으로는 감당이 어려워 입원이나 후속 조치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충북도와 충주시는 위기 대응을 위해 공보의와 일반의, 군의관을 긴급 투입하고 있다.
충주의료원에는 공보의 2명이 이미 투입됐고 16일까지 2명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며, 최근 일반의 2명을 채용해 응급실 인력 보강에 나섰다.
또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에는 9일부터 군의관 1명이 추가 파견될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윤창규 원장은 "공보의들은 임상경험이 부족하고 야간 근무를 기피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의관 역시 응급의학과 소속이 아닌 타과 전문의여서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응급실을 책임지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응급환자와 배후진료과의 다리 역할을 한다"며 "충분한 경험이 없다면 적절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증 응급환자들은 인근 원주세브란스병원이나 충북대병원 등으로 이송되고 있으나, 이들 병원 역시 급증하는 응급환자로 인해 심각한 의료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어 원활한 진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추석 연휴 기간 중증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의료계와 지역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충주지역 응급의료 위기는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를 넘어 지역 의료체계 전반의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시방편적 대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워 응급의학 전문의 확보와 체계적인 인력 운용 계획 등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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