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학교 교육이 살아나야 저출생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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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학교 교육이 살아나야 저출생도 극복할 수 있다.

정상신(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 승인 2024-09-08 22:56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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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신(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위가 길고 지루했다.

내리쬐는 폭염을 견디며 여름이 지나기를 기다리듯 학교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게 벌어지는 문제들 앞에 때를 기다려야만 할 때도 있다.

교육연구소를 개소하고 한 학기를 보내며 적지않은 교육가족들을 만나고 보니 공통적으로 저출생, 교육 민원과 교사의 고충, 학교교육력 저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특히 초등돌봄으로 인한 학교 내 구성원 간의 업무 갈등과 고충 호소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교사의 본분인 가르치는 일 외에 폭주하는 업무들로 인해 교육환경과 근무조건의 질 저하는 선생님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져왔다. 급기야 초등교사를 배출하는 교대 신입생 지원자 급감과 교대 재학생 휴학 및 자퇴 증가도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실정이다.



이 모든 악순환 연결고리에 흔히 국가적 재난이라고 말하는 저출생 문제도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첫째가 아이키우기 힘들기때문이란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여파가 교육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재난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자녀를 키우는 선배의 생활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40대 중년의 학부모가 번 돈의 대부분을 사교육비로 지출한다고 한다.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는데 삶의 전부를 바쳐야 할지도 모른다고 가정하면서 자녀를 출생하는 모험을 요즈음 젊은이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랑하고 결혼하여 이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지만 제대로 키우기가 너무 어려워 보여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젊은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체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공교육을 제대로 된 정책으로 되살린다면 젊은 부부들은 이쁜 아이들을 갖고자 하는 소망을 다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40여년전 부터 오랜 동안 평준화정책을 시행하다보니 다양성과 수월성교육을 놓친 결과라고 생각한다.

교육부와 정치권이 30년전 새학교문화창조때부터 부르짖어온 학부모 사교육비 경감은 구호였을뿐 공교육의 약한 틈을 비집고 다양성과 수월성을 앞세운 사교육이 성행하였고 공교육은 점점 더 힘을 잃어온 것이 사실이다. 공교육을 불신하는 학부모들은 아이의 미래를 사교육에 맡기고 있다.

국가적 정책과 정치적 결정의 결과이기에 학교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더욱이 교사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사교육 현장을 뺑뺑이 도는 동안 선생님들은 편안했느냐면 그렇지 않다. 각종 교육관련 행정업무에 매몰되어 교과지도 연구는 물론이고 학생과의 교감과 생활지도, 나아가 인성교육에 집약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 밖 지역사회 어른들은 인성교육을 걱정한다. 교육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필자로서는 인성교육조차 무너졌다는 평가가 가장 가슴 아프게 와닿는다.

학력의 문제와 함께 인성교육도 무너졌다는 질타에 교육부와 교육청은 인성교육을 1년에 몇 시간씩 확보하여 시행하라는 전시성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인성이 이처럼 1년에 몇시간 실시한다고 길러지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인성교육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사제간의 교감과 선생님의 모범과 학생의 존경과 동경, 그리고 본받고 싶은 동기가 인성을 형성해가는 바탕이 되고, 이 과정에서 선생님의 주도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 소중한 선생님들의 역할이 경시되고 생략되어온 것이 교육행정의 자세였고,학교현장의 모습이고, 그 결과가 인성교육을 약하게 만든 것이다. 한탄스럽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필자는 공교육이 예전처럼 학생과 학부모의 안전하고 믿음직한 성장의 둥지가 되어야한다는 바람을 버릴 수가 없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저 흐르기도 하고 왜곡되어 흐르기도 하지만 바로잡기 위해서는 본질의 정의가 그 출발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미래라는 환경을 살아갈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품성을 정의하고 그 품성을 기르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선생님에 대한 처우 방안과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선생님들을 괴롭히는 학교의 민원은 숫자가 많지만 대부분은 사소한 잘못과 소소한 오해, 그리고 학생다운 실수와 소통 부족으로 인한 사례들이 많다. 물론 악성 민원도 있다. 선생님들에 대한 가장 절실한 지원방안으로 시대변화와 상황에 적합한 법률적 지원 방안이 우선 되어야 한다.

교육의 중심은 사람이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두 교육 활동의 대상이자 수혜자이고, 활동가이고 그들의 만족이 교육의 성공이기도 하다. 교육은 학력신장과 인성함양이라는 두바퀴로 굴러가는 수레와 같은 것이다. 지금이라도 미래에 필요한 학력의 개념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미래라는 환경을 살아갈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품성을 정의하고 그 품성을 기르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올바른 정책으로 공교육을 살리는 것이 저출생을 극복하는 최대 최선의 방책이다. 교육학자, 교육행정가를 비롯한 훌륭한 교육정책 전문가들은 이번에야말로 사심 없이 공교육 살리기에 몰입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정상신(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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