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의심하는 것은 최근 대통령 기자회견과 여야 지도부 회동, 국회 연설 등에서 관련된 언급을 듣기 힘들다는 지점이다.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 의지와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거론했으나 더 진전된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여야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균형발전 의제는 '찬밥' 신세였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등 두 번의 선거 정국까지 또 기다려야 하나. 선거 전후의 맥락이 이렇게 다른 것인가.
그 원인은 명백하다. 지역발전을 위한 공동 의제인 균형발전에 머리를 맞댈 의지가 없어서다. 다수의 지역 현안이 원점에서 맴도는 건 같은 이유에서다. 세종지방법원 설치 현안이 그랬고, 제자리걸음인 대전교도소 이전이 그렇다. 화력발전소 폐지 지원과 연관해서도 국회 발의만 잇따르고 있다. 비수도권에서 간절히 기다리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완전히 낙제점이다. 균형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위한 최대 과제란 인식도, 분권형 국가경영시스템 구축에 대한 소명감도 흐릿해 보인다. 현실 인식이 안이한 정치가 문제다.
수도권 일극 타파와 지역소멸 극복을 말로만 이룰 수는 없다. 저출생의 근본 대책이 지역균형발전이란 식의 원론을 되돌려 듣자는 게 아니다. 국민의힘의 9월 정기국회 입법 과제 중에 인구감소지역 해결과 수도권 집중화 해소 법안 추진을 설계한 것을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 거대 야당이 화답하고 손잡지 않으면 풀지 못한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여야 국회의원 21명이 지난주 결성한 국부포럼 등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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