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남긴 200여 점의 그림을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전시했다. 전시가 끝난 지 보름 넘게 지났지만, 당시에 느낀 진한 감동은 채 가시지 않고 남아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 걸쳐 오스트리아의 미술계를 이끌었으며, 〈키스〉, 〈물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그가 활동한 19세기 초, 유럽에서는 사진기가 등장하여 초상화를 그리던 화가들에게 타격을 입힌다. 회화는 사진이 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대상을 뚜렷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전통 회화 기법을 거부하는 인상주의의 등장에 영향을 미친다.
공주문화관광재단에서 레플리카전으로 소개했던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르누아르'도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다.
이들은 자연의 빛과 색채를 중시했다. 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대상의 색과 형태를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또한 19세기 중•후반 유럽에서는 일본풍의 사조가 유행하는데, 이를 자포니즘(Japonisme)이라고 한다. 자포니즘은 19세기 유럽에서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일상생활에 파고들었으며, 예술계의 미학적 관점에도 변화를 주게 된다.
특히 일본 에도시대 서민 계층에서 유행했던 목판화, '우키요에(浮世繪)'는 유럽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다. 르누아르의 작품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을 통해 당시 상류층 집안을 엿볼 수 있는데, 일본풍의 도자기, 병풍 등이 보인다.
마네와 모네는 우키요에 판화를 수집하고 그들의 그림에 등장시켰다. 후기 인상파에 속하는 고흐도 집안 벽을 일본 판화로 꾸몄으며, 일본풍 작품 〈꽃이 핀 자두나무〉, 〈빗속의 다리〉 등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 제1전시실 정중앙에 걸렸던 현수막을 기억하는 관람객이 많을 것이다. 클림트의 작품 〈부채를 든 여인〉이다. 그 외에 〈여자 친구들〉,〈처녀〉 등이 동양적인 원색과 무늬가 주를 이룬 클림트의 후반기 대표작이다. 황금빛 장식과 모자이크 양식에 국한됐던 클림프의 작품은 동양적 색감과 무늬를 접목하면서 절정에 다다른 오리엔탈리즘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황금빛 색채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레플리카展에 2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명곡은 시•공간을 초월해 만인의 가슴을 울린다. 명화 역시 그러하다. 파격적인 기법과 환상적인 구도로 이분법적 소재를 다룬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은 예상보다 오래 기억될 듯하다. 또한 그가 살아온 변화와 격동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의 유럽을 알게 되어 공주문화관광재단에서 기획하는 다음 명화 전(展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박진희 명예기자(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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