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대표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가 책을 집필한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직무와 관련한 전문 서적을 한 권 이상 집필하는 분들은 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출판이 되면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5권 내외 책을 기증한다.
감사하지만, 아쉬움이 있다. 저자 입장에서는 책 집필 시 자료 또는 이런저런 도움을 준 지인도 있고, 살아오며 감사한 분들도 있다. 대충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만 100여 명이 된다.
갈등이 시작된다. 출판사에 부탁해 저자 할인된 가격으로 100권을 구매한다. 자신이 쓴 책을 자신이 구매하여 지인들에게 인사한다. 이 과정에서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지인에게 책을 보내며 언제부터인가 책장 뒷장에 저자 싸인을 하지 않는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날, 책들을 버리는 분들이 있다.
읽을만한 책이 있으면 살펴본다. 책장 뒤에 싸인이 있다. 내가 정성을 다해 집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전했는데, 쓰레기로 처리되는 것을 본다면 어떤 심정이 되겠는가?
읽은 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마음 부담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집무실에 남아 있는 책 대부분도 저자 싸인이 있다. 책 전달을 하며 애로 사항 중 하나가 주소이다. 편지를 쓰고 보내던 시절에는 주소를 간직했다. 어느 순간,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주소를 부탁한다. 봉투 작업, 우체국 가서 보내는 일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힘들지만, 한 분 한 분에게 감사한 마음이 더 많다. 책을 기증받았을 때는 보내는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보냈는지 몰랐다.
보내며 세상을 배운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함께 나누며 감사해야 하는데, 조금 더 마음을 넓게 가지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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