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수변에서 바라본 2023 카운트타운 불꽃 쇼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
관건은 시 집행부의 진정성 있는 의지와 지속가능한 비전 제시로 모아진다. 세종시만의 정체성을 담은 특화 전략부터 해마다 늘어날 예산 충당 방안, 일회성·답습형 행사 탈피 없이는 여·야를 막론한 시의회 설득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1회 빛 축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워낙 강한 탓도 있다. 2023년 12월 2일부터 2024년 2월 18일까지 이응다리와 금강 수변공원 인근에서 서막을 열었으나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시청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자체가 부실 그 자체였고, 드론 불새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준비 부족 상황을 노출했다. 전반 콘텐츠도 타 지역 야간 경관과 빛 축제를 답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론의 호된 질타를 거쳐 빛 조형물을 보강하는 등 중반전 이후 제자리 걸음을 찾은 건 긍정적 대목으로 남아 있다. 한화의 지원을 받아 이응다리를 무대로 처음 진행한 '카운트다운 불꽃쇼(송구영신)+레이저쇼' 역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상권마다 부침은 있었으나 축제기간 요금 할인 혜택 부여도 침체된 상권에 일부 활력을 불어넣었다. 당시만 해도 신도심 최고 공실률에 놓인 수변 상권의 시름은 깊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2024 빛 축제가 과연 진일보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행사 주체는 세종시에서 세종시 문화관광재단으로 넘어왔고, 재단은 지난해와 동일한 6억 원의 예산으로 달라진 모습을 선보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예상대로 시의회는 앞선 상임위(행정복지위원회)를 통해 예산 전액을 삭감하는 등 급제동을 걸어왔다. 준비 상황을 들여다본 결과 지난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집행부와 수변 상권은 예산 정상화를 요구하며, 지역 사회에 '빛 축제' 실효성 논란을 촉발했다.
현재 그려진 밑그림이 앞서 살펴본 전제 조건들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타 지역과 차별화된 특화 콘텐츠 구현, 민자 유치 확대, 지속가능성 등을 말한다.
시 집행부는 2024년 12월 불꽃쇼를 이응다리를 넘어 도시상징광장, 호수공원 등 생활권별 릴레이 이벤트로 연출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시의회 예결특위 자료 화면 갈무리. |
그럼에도 시의회는 여·야 의원 모두 준비 과정에 문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시 집행부는 반드시 달라진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호소하고 있다.
최원석(국힘·도담동) 의원은 "지난해 이미 심도 있게 다뤘던 (빛 축제) 사안이다. 예산을 올려줬는데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었다. 과연 총력을 다한 보완이었나"란 지적을 내놓은 바 있고, 시가 문화관광재단 뒤에 숨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비판도 했다.
김현미(민주·소담동) 의원은 최 시장이 수범 사례로 제시한 호주 비비드 시드니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축제 같은 해외 성공 사례를 다시 언급했다. 해당 축제가 민간 투자 유치와 기부금, 입장료 등을 토대로 지방 재정 부담을 최소화한 반면, 세종시는 재정난 아럐 자립 경영 등의 비전 없이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고 있다는 관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시의회의 예산 삭감 탓을 하는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현정(고운동) 예결특위 위원장은 "시의회가 수변 상권의 경제 활성화를 외면한다는 모습으로 호도하면 안된다. 제대로 된 빛 축제를 만들자는 뜻"이라며 "어떤 결과든 집행부와 절반의 책임을 나눈다는 심정으로 심의에 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려수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예산 반영을 전제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지난해 축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다"며 "민간 투자 유치(스폰서 확보)가 (현재 여건 아래) 쉽지 않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도 고려하면서, 달라진 빛 축제로 만들겠다"며 예산 정상 반영을 당부했다.
2024년 제2회 빛 축제 개최 여부는 결국 9월 6일 예결특위 계수 조정을 거쳐 9월 9일 본회의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빛 축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금석이 될지, 빛이 아닌 새로운 축제로 전환되는 터닝 포인트가 될 지 지역사회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각각 25회와 19회 차를 맞이하는 서울 세계 불꽃 축제와 부산 불꽃 축제처럼 규모를 키워가는 축제로 도약을 가늠하는 분수령도 될 전망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매년 5~6월 경 전 세계인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호주의 비비드 시드니 축제 전경.사진=비비드시드니 고식 홈페이지 갈무리. |
서울 세계 불꽃 축제 전경. 사진=서울시 내 손 안에 서울 코너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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