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세종시에서 열린 토론회. 사진=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
9월 5일 세종경찰에 따르면 9월 4일 밤 10시 58분경 가람동 이마트 옆 공터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인천에 거주 중인 처남 B 씨의 신고로 현장을 확인했고, 경찰은 2생활권 거주자인 A 씨가 평소에도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는 전언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선 9월 2일 이 같은 일을 예방하기 위해 세종시청에서 열린 '자살 예방 정책 토론회'가 무색해진 모습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호경 세종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계장은 "시청과 교육청, 경찰청, 소방본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의 담당자가 참여하는 예방기구를 연 1~2회에서 월 1회 등으로 정기 개최해야 한다"며 "세종시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 계속 대응해 나간다면,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같은 유관 기관 협의체에 언론의 참여 길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및 소방대원과 함께 사건·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고, 기관과 시민 사이에서 객관적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제언이다.
토론회에서 확인된 현주소를 바탕으로 세종형 예방대책을 보다 면밀히 다듬어가야 할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세종시 자살률은 2021년 인구 10만 명당 19명, 2022년 23.3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전국 최고 수준까지 치고 올라간 바 있다. 다행히 2023년을 지난 2024년 들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됐으나 최근 자살 사고가 잇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안용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예방 정책, 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란 특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생각해볼 부분들을 언급했고, 전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장도 '자살예방 정책의 현황과 과제' 주제 발표를 이어갔다.
당장 세종시에선 ▲시청 전담 공무원 1인의 현실 개선 ▲통계 수치의 부정확성 보정 ▲읍면과 신도시 간 이원화된 예방 대책 마련 ▲고층아파트 추락사고에 대한 집단 트라우마 치유 ▲관계기관 간 유기적 정보 공유 및 대응 공조 시스템 강화 등이 당면한 과제로 꼽힌다.
한편,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이나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세종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북부(☎044-865-5225), 새롬동 남부(☎044-863-9414), 도담동 세종학생정신건강센터(☎044-866-0817)와 전화 연결로도 상담 가능하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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