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전 국민 25만원 지원과 같은 세금 살포법”이라며 반발했다.
국회 행안위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했지만, 거수투표에서 찬성이 많아 의결됐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9월 26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박정현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내용을 토대로 다른 의원들의 법안들을 병합 심의한 것으로, 국가의 재정 지원을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특성을 담은 이름의 화폐를 발행하고 판매, 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 지원 등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시행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국힘 소속 광역·기초단체장이 당선되면서 지역사랑상품권을 ‘민주당 정책’으로 규정하며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며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행안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판매·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실태조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대전시당 위원장인 박정현 국회의원 |
반면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현금 살포를 의무화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과도한 재정 부담에 따른 국가채무 급증으로 민생은 파탄이 나고 국가신인도는 추락할 것이다. '이재명 하명법'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도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상설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엄밀히 말하면 내 세금 살포법이다. 상품권을 많이 발행할 수 있는 부자 지자체는 지원하고 가난한 지자체는 지원하지 않는 지역 차별 상품권법"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의결 직후 인사말을 통해 “개정안은 자치 사무는 자치단체가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 정부의 예산권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표 발의한 박정현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표적인 민생법안을 정쟁 법안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실제로 지방재정이 어려우니 국가가 투자해서 어려운 지방 정부 재정을 보완하고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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