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금지·두발규정·강제 야자 여전… 대전고 학생인권 침해 논란

  • 사회/교육

휴대폰 금지·두발규정·강제 야자 여전… 대전고 학생인권 침해 논란

  • 승인 2024-09-04 18:31
  • 신문게재 2024-09-05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904181950
청소년인권모임 내다, 대전인권행동,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시민 전국행동 등 단체들이 4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대전고 인권침해 사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전인권행동 제공
"대전고 두발규정은 뒷머리는 상고머리, 앞머리는 눌렀을 때 눈썹에 안 닿아야 하고 검사 일주일 전 시간을 주고 잘라오라고 한 다음 규정에 맞지 않으면 매주 3점씩 벌점을 부여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야간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에 참여할 것인지에 신청서를 받지만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담임교사와 면담을 하고 참여를 요구하며 강제적인 운영을 했습니다. 학생이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것 자체를 금지합니다. 조회시간 제출하는 것이 아닌 아예 집에 놓고 등교를 하게 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전고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학교생활 수칙을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의 이러한 조치가 학생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고 청소년 인권단체에 실상을 알렸다.

청소년인권모임 내다·대전인권행동·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시민 전국행동을 비롯해 72개 인권·시민사회단체(이하 단체들)는 4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고의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재진정 신청의 뜻을 밝혔다. 대전교육청이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설 것도 촉구했다.



청소년인권모임 내다가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전국 학생인권침해 상담·제보 창구를 운영한 결과 대전고 재학생 11명이 학교의 반인권적 학교생활규정, 정규교과 이외의 교육활동 반강제 실태, 휴대폰을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규정 등을 제보했다.

앞서 대전고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수차례 규정 개정 권고를 받은 바 있다. 최근 대전고에 대한 인권위 진정 결정문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두발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405회, 1215점을 부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병구 대전인권행동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제까지 대전고는 반교육적 학교 문화를 내버려 둘 것이냐"며 "학생자치와 학교 자치문화가 후진적인 대전고의 학교 문화를 현대민주주의 국가의 공교육 학교 현장에 맞게 혁신할 것"을 촉구했다.

clip20240904182055
기자회견 후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대전인권행동 제공
이번 사안에 대해 대전고 측은 2023년 5월 구성원 투표를 통해 현재 규정을 결정해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전고 교감은 "인권위 권고가 있어 2023년 5월 투표를 실시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참여한 결과 현행 유지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일각에서 말하는 교사 1표가 학생 10표는 사실이 아니고 규정 재개정위원회가 정한 비율에 따라 투표를 했다. 만약 1인 1표제로 했다고 해도 과반이 2020년 개정한 내용으로 현행 유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용과 강제 야간자율 논란에 대해선 "영미권은 금지 추세고 일부 국가서도 전면 금지를 하는 학교들이 있다. 국내서도 인권위 권고를 전국 교장 43%가 거부했다는 기사도 보면 교육적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고 있다"며 "방과후 자율학습은 안 하는 학생도 많이 있는데, 학생을 잘 아는 담임이 볼 때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하지 않는 학생에게 학교에서 급식도 먹고 공부도 할 것을 적극 권고한 것을 강제라고 느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미래생활교육과 관계자는 "교육청 학생지도지원단을 통해 대전 모든 학교의 규정을 검토한 결과 5월 대전고에도 규정 재개정을 권고하며 12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