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복지 사업 등의 공통 현안 조율을 위해 계획했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과의 5일 회동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4일 충북도와 시에 따르면 이날 서승우 국힘 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정책 관련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 지사와 이 시장 그리고 이양섭 도의장과 김현기 시의장이 참석한다.
이들은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공개 모두 발언을 하고, 회담은 비공개로 이뤄질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두 단체장이 취임 초기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출산육아수당 등 현금성 복지정책과 청주도심 센트럴파크 조성 등 청주 원도심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지사와 이 시장 간 갈등은 충북도가 추진하는 저출생 사업에 청주시가 불참하면서 촉발됐다.
도는 지난 1일부터 청주시를 제외한 도내 10개 시·군에서 '결혼 비용 대출 1000만원 한도 내 이자 지원', '임신 출산 비용 대출 1000만원 한도 내 이자 지원', '초 다자녀 가정 지원 사업' 등 3개 사업 시행했다. 모든 사업비는 도와 시군이 나눠 분담한다.
하지만 청주시 불참으로 저출생 사업이 '반쪽'으로 전락,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현금성 사업 효과가 없다는 게 공통된 평가인데 왜 자꾸 현금성 사업을 추가하냐며 김 지사를 탓하고, 현금 지원 없이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금성 복지 정책은 세계적 흐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회동 이후에도 두 단체장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저출생 정책을 비롯해 김 지사가 구상하고 있는 청주 상당공원 중심의 '센트럴 파크 조성'은 '대현지하상가' 활용에 절충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공약인 대현지하상가 청년 특화지역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두 단체장의 화합은 양측의 논리가 우선순위가 아닌 정치적 해법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와 이 시장 모두 다음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이 유력한 만큼 작게나마 성과를 보이고 싶어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도와 시의 갈등이 장기화에 따른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피로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갈등이 계속되다보면 이들의 협력해야 할 각종 정책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관계자는 "도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통 큰 양보와 소통이 이뤄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이 전격적인 정책적 합의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김 지사는 이번 오찬 회동이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청주시의 의견을 듣고 서로 소통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는 반면, 이 시장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두 단체장이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자리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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