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원 23명과 의회사무국 공무원 5명(이하 원고)이 A여행사(이하 피고)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서 대전지법 천안지원 민사7단독(판사 강진명)은 8월 28일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는 2022년 11월 5~9일까지 튀르키예 뷰첵메제시 연수 시 운송, 숙박, 관광 등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금 1억800여만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했다.
원고는 시의회 예산을 여비로 쪼개 자신들의 계좌로 송금 받은 뒤 각자가 여행사에 입금해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을 이유로 여행계약을 취소하고, 지급된 금액을 11월 28일까지 반환하라고 통지했으나 피고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2024년 2월 개별로 계약했기 때문에 천안시의회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민법상 여행자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며 "2022년 10월 31일 원고의 해제 통지에 따라 적법하게 계약이 해제됐다"고 판결했다.
이어 "A여행사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지급금인 여행경비를 소장부본 송달일인 2024년 2월 19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결국 1인당 지급 받을 금액인 385만원가량의 반환금과 반환금에 대한 이자 등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만,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여 돌려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당시 계약을 맺은 A여행사는 개업한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은 데다 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실소유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전화번호마저 최근 전세 사기 혐의로 1심에서 1년 6월의 실형을 받은 B씨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천안시의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검토 중에 있다"며 “가압류 등을 고려한 바 없으며 A여행사의 전화번호는 모르고 그동안 변호사를 통해서 소송을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A여행사 소유자 명의는 B씨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되어 있다”며 “가압류가 아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가집행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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